「치빌타 카톨리카」·「라 스탐파」 인터뷰 통해 세계 각지 전쟁 등 ‘매우 엄중한 상황’ 우려 밝혀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충돌을 두고 “제3차 세계대전이 선포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황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전쟁을 두고 “제3차 세계대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이 선포된 것과 다름없으며, 이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한 세기 동안 세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인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 5월 19일 예수회 잡지 편집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 내용은 6월 14일, 예수회 잡지 「치빌타 카톨리카」와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에 실렸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잔혹성과 폭력성을 규탄하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영웅심과 용기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강대국의 이익 추구, 무기 제조와 판매, 지정학적 갈등 상황이 영웅적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순교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교황은 “러시아군의 잔혹 행위만을 보고, 전쟁을 유발했거나 방치했을 수도 있는 전쟁 이면의 전체 드라마는 보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며 “전쟁 이면의 진짜 문제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황은 자신의 이러한 언급이 러시아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며 “나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는 요소들과 이해관계를 고민하지 않고, 선과 악을 흑백논리로 단순히 생각하는 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의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배경이 복잡하고 다각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므로 지정학적, 정치·역사적인 부분을 고려하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황은 또 강제로 집을 떠나 피란민이 된 여성, 어린이, 노인 그리고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남겨진 우크라이나인들의 끔찍한 고통을 상기시키며 “순간의 안타까운 감정만 느낄 게 아니라 이들을 구체적으로 도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전 세계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와 미얀마처럼 멀리 있는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충돌에도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톨릭신문 2022-06-26 [제330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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