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사순 시기 참회예식 중 봉헌
전쟁 멈추고 평화 오길 기도
【바티칸 CNS】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성심께 봉헌하며 이 지역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했다.
교황은 3월 25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사순 시기 참회예식을 주례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성모님께 봉헌했다. 교황은 이날 “주님의 어머니이자 우리 모두의 어머니인 성모께 교회와 온 인류,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의탁하고 봉헌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로마 외곽 산 비토리아노에 있는 파티마의 성모성지에서 모셔온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며 성모님께 “성모에 대한 신뢰와 사랑으로 진행하는 이 봉헌을 받아주시어 전쟁이 멈추고 온 세상에 평화가 퍼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봉헌식 후 교황은 성모상 발 앞에 하얀 장미 꽃다발을 놓은 뒤, 성모상 앞에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며 잠시 묵상했다.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에는 3500여 명이 입장했으며, 2000여 명은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보며 참례했다. 안드리 유라시 주교황청 우크라이나 대사도 함께했다. 봉헌식 뒤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며 성 베드로 대성당의 모든 종을 울렸다.
교황은 “봉헌식은 마법 지팡이가 아니라 성모님께 신뢰를 보이는 영적 행위”라면서 “이 잔혹하고 냉정한 전쟁이 이 세상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어머니에게 의존하듯, 우리의 모든 두려움과 고통을 성모 성심께 의탁하고 우리 자신을 성모님께 바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신문 2022-04-03 [제3288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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