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인에게 투표는 ‘사회 복음화’를 위한 수단이다. 복음의 눈으로 대선 후보들의 정책을 바라보고 하느님 보시기에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권리이며 의무다. 백영민 기자
국민 10명 중 5명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깨끗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이 후보 간 비방과 네거티브로 얼룩졌다는 뜻이다. 앞으로 5년간 국가와 국민 삶의 밑그림이 유권자들의 선택으로 그려지는 만큼, 이번 대선에서 ‘그나마 나은 선택’이 아닌 후보의 비전과 정책에 집중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유권자의 50.5%가 이번 대선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최영일(빈첸시오) 대표는 “선거 전략 자체가 우리 후보를 띄우는 것 못지않게 상대 후보를 눌러 앉히는 전략이 동시에 구사되다 보니 사실은 지금 누구를 뽑지 말아야 할 것인가 게임으로 흘러갔다”며 “이번 선거는 국정 철학이 안 보이고 시대정신이 안 보이며 미래 비전도 안 보이는 3무(無) 선거”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인 박동호 신부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박동호 신부는 “대통령 선거는 기본적으로 지난 정부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한쪽에서는 정권을 지키기 위해, 다른 한쪽에서는 정권을 가져오기 위해 서로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려 하기 때문에 네거티브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사회 공동선 증진을 위해 일할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최영일 대표는 ‘통합의 리더십’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최 대표는 “국민의 뜻을 잘 헤아리고 국익을 우선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도 끌어안을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선진국의 수장으로서 국제무대에서 현명한 의사 결정을 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후보선택도우미(vote.ccej.or.kr)를 통해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설문조사방식으로 먼저 15개 문항에 답변한 후 연령과 성별, 지역을 선택하면 결과가 도출되며 자신이 어떤 정당, 후보와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정당, 후보자의 정책과 신상정보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각 후보자의 선거 캠프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투표는 ‘사회 복음화’를 위한 수단이다. 교회가 투표 참여는 권리를 넘어선 ‘의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인은 투표를 통해 사회 복음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투표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가 대선후보들에게 발송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에 대한 한국 가톨릭교회 정책 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신앙인의 선거에 지침이 될 수 있다. 교회의 사회 현안에 대한 가르침과 이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의견을 담은 정책 질의서는 25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교회 내 언론 매체, 전국 교구 주보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가톨릭평화신문은 제1652호(3월 6일자) 지면을 통해 사회 현안에 대한 대선 후보 4명의 답변을 복음의 눈으로 상세히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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