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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단계, 어떻게 전개되나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2-16 조회수 : 1685

내년 2~4월 경청·식별 과정… “시노드적 교회 체험이 목표”


올해부터 준비 과정 거쳐 내년 8월까지 단계별 진행
진정한 체험 과정 경험 위해 참여자 능동적 의지 필요


춘천 만천본당이 12월 12일 마련한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단계 제2차 본당 모임에 주임 김도형 신부와 단체장들이 경청과 대화 모임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10월 17일 각 교구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2023년 10월까지 2년간 이어지는 세계주교시노드 대장정의 첫 단계인 교구 단계에 들어갔다. 시노드 모임의 현장을 찾아보고 각 교구의 모임 진행 상황과 교구 단계의 중요성과 의미를 짚어본다.

■ 현장의 소리는

“시노드가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하고 나눌 수 있는 제도적 기구가 있었으면 합니다.”

“단체 활동의 어려움에 대한 건의에 사목자의 응답이 없었을 때 자괴감이 들었던 과거의 경험이 있습니다.”

“세례 후 교회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교회에 와서 사회 직함을 부르는 것은 자칫 다른 신자들을 소외시킵니다.”

“시노드 과정에서 목소리 큰 신자의 의견만 반영되지 않도록 깊은 식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노달리타스는 공동 책임성입니다. 우리 모든 신자들이 교회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 의식을 갖고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춘천 만천본당(주임 김도형 신부)은 12월 12일 성당 교육관에서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단계 본당 모임을 열었다. 사목위원들이 참가한 11월 모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이날 모임에는 단체장들이 참가했다.

모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성가대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사목회 운영과 효과적인 시노드 참여 방안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참가자들은 회의에 앞서 단체별 회합에서 주어진 질의에 대해 논의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본당 주임 김도형 신부는 기대보다 높은 신자들의 적극성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노드나 시노달리타스라는 용어 자체가 신자들에게 낯선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대화를 거듭할수록 그것이 우리 삶과 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고 회의 시간이 모자랄 만큼 많은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 시노드적 교회 건설의 의지

전국 16개 교구는 지난 10월 17일 교구 단계 시노드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이후 교구 책임자 또는 팀을 중심으로 수차례의 준비 모임을 통해 내년 8월까지 진행될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단계의 실행 방안과 일정 등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논의 진행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각종 교재 등 교육과 홍보 자료를 편찬하고, 교구 홈페이지와 주보 게재 등을 통해 교구민들이 교구 단계 시노드에 적극 참여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러한 사전 작업을 바탕으로 대부분 교구가 빠르면 11·12월부터, 늦어도 내년 1·2월에는 본격적인 모임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교구 단계 시노드에 나선 춘천교구는 10월 31일자 주보를 통해 ‘제1회기: 경청 단계’ 코너를 게재해 시작을 알리고 내년 1월까지 석 달 동안 본당-지구-교구 단계 차원의 시노드를 진행한다. 1회기 경청 단계를 통해 취합된 내용들은 내년 2월 제2회기 식별 단계에서 교구 의견서로 작성되고, 3~4월 제3회기 종합 단계에서 최종 식별과 종합이 이뤄진다.

■ 내년 초 교구 단계 마무리

서울대교구는 시노드 모임을 위한 5단계 성찰 방식을 고안한 데 이어 각종 자료와 봉사자 교육 등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내년 2월 시노드 모임을 본격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진행한 광주대교구는 그 연장선상에서 더욱 폭넓은 경청의 자리를 마련하고 대구대교구는 모임 진행자 교육을 마치고 내년 2월 중순부터 4월까지 시노드 모임을 진행한다.

인천교구는 사제단과 본당 사목회 및 단체장들에 대한 교육 및 의안 나눔을 진행하면서 내년 4월까지 의견 수렴을 마친다. 수원교구는 내년 5월 말까지 본당과 교구 내 각 부서와 위원회별로 시노드 모임을 진행한다. 부산교구와 마산교구는 강의와 모임을 통해서 시노드를 진행한다. 동시에 질의서를 적극 활용,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받는 데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진행한다. 특히 부산교구는 부산가톨릭평화방송의 시노드 관련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교구 역시 내년 2월까지 시노드 모임을 진행하는데, 특히 교구와 지구 및 본당 차원 소공동체 복음화팀 신자 300여 명을 시노드 봉사자로 활용한다. 안동교구는 기존 시노드 의제들을 교구 상황에 적용, 수정한 소책자를 배포하고 여기에 실린 안건들을 교구 내 소위원회별로 논의한다. 그 외에도 모든 교구들이 교구 상황에 맞게 교구 단계 시노드를 준비하고 일정을 수립,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의 첫 단계로서 내년 8월까지 이어지는 교구 단계는 시노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는 당초 내년 4월까지였던 교구 단계를 8월로 4개월 연장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교황청은 지난 10월 29일, “하느님의 백성이 경청하고 대화하는 진정한 체험을 경험할 더 큰 기회를 제공하고자” 교구 단계 시노드 기한을 내년 8월 15일까지로 연장했다.

■ 시노드적 교회 체험

지역과 대륙, 세계 등 3단계로 진행되는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는 보편교회 전체가 시노달리타스의 체험을 만들어나가는 기회다. 하지만 사실상 이미 우리는 교회의 역사와 전통 안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체험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의 경우, 200주년 사목회의나 서울대교구와 대전교구를 비롯한 여러 교구 시노드들은 시노드적인 교회상을 실현하려 했던 체험들이다.

교구 시노드를 통해 시노드에 익숙한 교구의 경우에는 좀 더 효과적으로 시노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미 많은 이야기들을 했는데 그 논의들이 얼마나 실현됐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도 있다. 반면, 경청과 대화의 기회를 경험하지 못했던 교구는 교육과 양성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해 좀 더 능동적인 수용과 참여를 기대할 수도 있다.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소장 양주열 신부는 시노드에서 도출된 내용도 중요하지만 “‘함께 걷는 교회’에 대한 생생한 체험”이 더 중요하다며 “교구 단계 시노드에서는 하느님 백성이 시노드적 교회를 체험하고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산교구 사목국장 여인석 신부는 “교구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시노달리타스 안에 성령께서 함께하신다는 강한 체험을 하게 됐다”며 “특히 교회가 변해야 한다는 것, 또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교회 구성원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가톨릭신문 2021-12-19 [제3274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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