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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문 대통령과 단독 면담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1-03 조회수 : 1882

“평화를 위해 기꺼이 북한 갈 수 있다”

일관된 방북 의지 재확인
유 대주교 “다양한 경로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DMZ 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하며 설명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북한에 갈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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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10월 29일 오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로마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님께서 북한을 방문해 준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민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교황 방북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기꺼이 북한에 갈 것”이라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의 만남은 교황청 교황궁 도서관에서 10시25분부터 50분까지 25분 동안 단독 면담으로 진행됐다. 교황과 문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교황의 방북 의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진전을 이루고 계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황님께선 한민족이 주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라졌고, 이 분단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하신다”며 “일관되게 방북 의지를 갖고 있는 교황님께선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북한의 초청장도 중요하지만 교황님께서 방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북한 대사관 접촉 등 교황청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황의 방북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백만(요셉)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실무책임자로서 교황청과 협력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교황의 방북 의사 표시를 ‘반가운 소식’이라고 화답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장시간의 교황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분명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특히 “북미 관계 개선을 원하는 북한은 그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교황 방북 카드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과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코로나19, 기후위기 등 당면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교황 면담에 이어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면담을 가진 뒤, 오후에는 성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를 관람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가톨릭신문 2021-11-07 [제326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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