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캐나다 기숙학교 생존자를 만난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가톨릭계 기숙학교 부지에서 1000구가 넘는 원주민 어린이들의 무덤이 발견됐으며, 수천 명의 원주민 아이들이 학대당하다 죽은 책임에 대해 가톨릭교회가 사과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교황의 사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캐나다 주교회의는 7월 1일 성명을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퍼스트 네이션스와 메티스, 이누이트 등 세 원주민 단체 대표자를 교황청으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12월 17~19일 세 단체 대표단을 따로 만난 뒤, 20일에는 세 단체를 한 번에 만난다. 캐나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번 교황청의 초청 성사 여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달려 있지만, 세 단체의 대표단에는 기숙학교 생존자뿐만 아니라 원주민 단체와 청년, 원주민 지도자가 포함된다. 캐나다 주교회의에서도 대표단을 파견한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레이더 투시 방법으로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던 학교 두 곳 부지에서 표식이 없는 무덤 수백 개가 발견됐다. 지난 6월 30일 한 학교에서는 600기가 넘는 유해가 발견됐고, 지난 5월에는 다른 한 곳에서 215기가 발견됐다.
캐나다에서는 19세기부터 1970년대까지 15만 명이 넘는 원주민 어린이들이 그리스도교계 기숙학교에 다녀야 했다. 이들 원주민을 캐나다 사회에 동화시킨다는 명분이었다. 수천 명의 어린이들이 질병 등으로 죽었지만 학교는 이들의 유해를 가족에게 되돌려주지 않았다. 원주민 어린이들을 수용한 기숙학교 130개 중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곳은 3/4이 넘는다.
캐나다 주교회의는 성명에서 교황의 사과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주교회의는 “이 만남을 통해 교황은 원주민들에게 친밀감을 보일 것이며, 교황은 이들에게 식민지화로 겪은 충격과 기숙학교를 운영했던 가톨릭교회 책임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황과 원주민 생존자들의 만남이 캐나다교회와 원주민 사이에 평화와 화합을 이루는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