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한 해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습니다.
올 상반기 한국 천주교회엔 굵직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장관 임명부터 정진석 추기경 선종까지.
다사다난했던 2021년 상반기 한국 천주교회를 결산해보겠습니다.
[기자] (1. 유흥식 대주교,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임명)
6월 11일,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보내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에 큰 낭보가 날아 들었습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것입니다.
한국인이 교황청 장관에 임명된 건 역사상 처음으로, 유흥식 주교는 바로 대주교로 승품됐습니다.
<유흥식 대주교 /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한국 천주교회가 이제 가지고 있는 그 저력을, 용맹한 담대한 힘을 한국을 넘어서서 아시아에 세계에 펼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여러 가지 여건을 갖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황님께서는 한국인 장관을 생각하셨을 것 같고…"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회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인 기쁜 소식"이라고 축하했습니다.
유 대주교는 8월부터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직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2. 백신 나눔 운동 활발)
올 상반기, 한국 천주교회는 가난한 나라를 위해 백신 나눔 운동을 펼쳤습니다.
대전교구와 춘천교구 등에서 시작된 백신 나눔 운동은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결정에 따라 전국 교구로 확산됐습니다.
백신 나눔 운동엔 신자와 사제, 기업과 단체를 망라해 아름다운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교구장들은 백신 나눔 운동 활성화를 위해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조환길 대주교 / 대구대교구장>
"사랑을 나눠요. 희망을 나눠요. 기쁨을 나눠요. 백신을 나눠요."
<김선태 주교 / 전주교구장>
"우리의 미래, 우리의 행복, 주님의 사랑, 함께 누려요 모두 함께."
(3. 명동밥집 개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려는 노력은 나라 안팎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1월, 명동대성당 옆에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을 열었습니다.
명동밥집은 골목식당 상인들이 만든 도시락을 나누다가, 5월부터는 야외배식 중입니다.
명동밥집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이 때, 교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습니다.
<명동밥집 방문자>
"지금 이건 나한테는 밥 한 끼라고 하지만, 이건 밥이 아니라 생명이에요. 생명. 생명 그 자체…"
<염수정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또 헐벗은 사람들에게 입을 것을 주고 또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고 또 외로운 사람을 찾아주고 억눌린 사람들을 해방시켜주고, 이런 것이 참으로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 정진석 추기경 선종)
4월 27일엔 우리나라 두 번째 추기경인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했습니다.
28년간 청주교구장을, 14년간 서울대교구장을 지내며, 한국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었던 정 추기경.
생전에 서약한 대로 선종 후 안구를 기증하고. 남은 재산을 명동밥집과 꽃동네, 아동 신앙교육 등에 기부했습니다.
최근엔 추기경의 병상 육성과 병상 일지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故 정진석 추기경 / 2021년 2월 22일>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변화할 것 같아요. 우리 교회가 중심을 잡고 사회에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느님께 매달리는 모양을 국민에게 본보기로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교회가 꿋꿋하게 하느님께 매달리고 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우리 교회가 흔들림이 없구나!"
(5. 새 교구장 착좌)
춘천교구와 군종교구는 올 상반기 새 교구장을 맞이했습니다.
제8대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첫 춘천교구 출신 교구장입니다.
<김주영 주교 / 춘천교구장>
"정말 부족하고 부당한 교회의 종인 제가 무거운 짐을 지고 긴긴 여정의 첫 걸음을 떼려고 합니다. 늘 함께 기도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 신앙 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서로 의지하며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제4대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는 사제 생활 33년 가운데 27년간 군에서 사목했습니다.
<서상범 주교 / 군종교구장>
"군종신부님들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버팀목입니다. 이분들과 협력하여 힘차게 군 사목에 임하겠습니다."
(6. 제주 신축교안 120주년)
제주교구는 120년 전 아픈 역사인 신축교안을 다시 들여다보며, 치유와 화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과거의 우리에게 벌어졌던 여러 시행착오들 속에서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아픔과 갈등과 서로가 이해되지 못한 사건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을 반추해본다는 건 늘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이제 다시는 그런 것이 재발되지 않고 일어나지 않겠다는 교훈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제주의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죠."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속에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던 상반기.
한국 천주교회는 故 정진석 추기경의 바람대로 굳건한 모습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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