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2019년부터 진행 중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의장 이용훈 주교와 실무 책임자 김종강 신부(주교회의 관리국장) 등을 대표로 하여, 2021년 6월 8일(화)부터 11일(금)까지 로마 교황청 사도문서고와 도서관, 국무원 외교문서고,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를 현장 답사하고 책임자와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번 답사의 목적은 교황청에서 진행 중인 본 사업의 현황을 확인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며 주교회의와 교황청 부서들의 협력을 증진하려는 것이다.
대표단은 8일(화) 오전 10시 교황청 사도문서고에서 총책임자 주제 톨렌티누 데 멘돈사(José Tolentino de Mendonça) 추기경과 사도문서고장 세르지오 파가노(Sergio Pagano) 주교를 만나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대표단이 2021년 6월 8일(화) 교황청 사도문서고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부문서고장 파올로 비안 박사, 박동균 신부, 파가노 주교, 멘돈사 추기경, 이용훈 주교, 김종강 신부, 박선용 신부
이날 만남에서, 멘돈사 추기경은 사도좌 문서고를 방문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에게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지원에 힘입어 문서고의 목록화와 디지털화가 빛을 보게 된 데 대하여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번 사업에 형제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과 작업실을 둘러본 이용훈 주교는, 이 기회에 1924년에 한국 천주교회가 시성성에 제출한 시복 문서에 대한 확인 작업을 위하여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고, 파가노 주교는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답변했다.
8일(수) 오전 11시부터는 교황청 도서관에서 도서관장 체사레 파시니(Cesare Pasini) 몬시뇰과 대외협력국장 루이지나 오를란디 박사의 안내를 받아 관내의 문서고를 둘러봤다. 파시니 몬시뇰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지원을 계기로 아시아 지역 교회의 문서들도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알리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9일(수) 오전 10시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문서고에서 책임자 플라비오 벨워미니(Flavio Belluomini) 신부를 만나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에 소장된 한국 관련 문서의 목록과 수량을 확인하고 사료 발굴 사업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으며, 관계사 연구 현장을 답사했다. 이용훈 주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대한민국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관계사 발굴 사업에 대하여 설명했고, 문서고 책임자 플라비오 벨워미니 신부는 이런 협력이 문서고 자체를 빛나게 해주는 것이며 한국 천주교회에도 큰 유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협력을 다짐했다. 이어 이용훈 주교와 방문단 일행은 신문서고와 1892년 이전의 문서가 보관되어 있는 구문서고를 방문하여 한국 관련 문서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
▲ 2021년 6월 9일(수)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문서고를 방문한 주교회의 이용훈 주교(가운데)와
문서고 책임자 플라비오 벨워미니 신부(오른쪽에서 두 번째)
10일(목) 오전 11시 30분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교황청 국무원 외무부 외무장관 폴 갤러거(Paul Gallagher) 대주교를 만나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외무부 문서고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국무원 외교문서고(제2문서고)의 문서 정리 현황과 한국 관련 문서의 수량을 간략히 확인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남북한을 둘 다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교관으로 한국 문제에 대해 깊은 조회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용훈 주교는 이런 비극적 역사의 한복판에 놓였던 1940년대부터 1958년까지의 외교문서를 찾고 연구하며 디지털화하고자 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원의를 전했다. 이에 갤러거 외무장관은 가능한 선에서 모든 협조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자리에는 추규호 교황청 주재 대한민국 대사도 동석했다.
▲ 2021년 6월 10일(목) 교황청 국무원을 방문한 주교회의 이용훈 주교(왼쪽에서 세 번째)와 갤러거 대주교(오른쪽에서 세 번째)
11일(금) 낮 12시 30분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고킴 타글레(Luis Antonio Gokim Tagle) 추기경을 만나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에서 진행될 사업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 2021년 6월 11일(금)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정연정 신부, 김종강 신부, 타글레 추기경, 이용훈 주교, 박선용 신부
이번 주교회의 대표단의 실무 책임자로 참석한 김종강 신부는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시작된 이 한국-교황청 발굴 사업이 3년차를 맞이하여 그 결실을 거두어 가고 있음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교황청의 사료 발굴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회와 정부의 형제적 지원과 협력이 인류의 문화유산에 새 빛을 비추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방문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를 향하는 한국 천주교회와 한국 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답사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감안해 최소 인원으로 실시했다. 답사에는 하느님의 종 133위의 시복 청원을 위해 교황청 시성성을 방문한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대표 신부들도 동행했다. 주교회의 대표단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증과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 확인증을 지참하고 6월 7일(월) 출국했다가 12일(토) 귀국했으며, 귀국 전 로마 현지와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은 주교회의 법인인 (사)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주체로 하여 교황청 사도문서고와 도서관, 국무원 제2문서고(외교문서고) 및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 등 교황청 내 문서보관기관이 보유한 한국 관련 사료를 발굴, 정리, 보존, 연구하는 사업이다.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을 기념해, 한국과 교황청이 맺어 온 관계의 역사를 조명하고 2023년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고자 추진하게 되었다.
2019년 3월 양측 실무진이 로마 교황청 도서관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두 차례 만나 실무 회의와 문서고 현장방문을 함으로써 사업이 착수되었다. 같은 해 10월에 당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교황청 도서관 총책임자 주제 톨렌티누 데 멘돈사 추기경이 로마에서 MOU 협약을 체결했다. 2020년 11월에는 발굴 사업의 성과를 ‘한국 관련 교황청 소장 문서 연구’와 ‘해방 직후 한국-교황청 관계사’의 측면에서 중간 결산하는 심포지엄을 국내에서 가졌다. 본 사업은 2019년부터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인 2023년까지 5년간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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