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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세계 주교 시노드, 공동합의성 여정에 충실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6-02 조회수 : 2502



보편 교회가 오는 10월부터 3년 동안 ‘공동 합의를 위한 교회 :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세계 주교 시노드를 개최키로 한 데 대해, 그리스도인 모두가 공동합의성이란 교회 전통을 정착시킬 특별한 시노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교황청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는 앞서 5월 22일 세례 받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공동합의적 보편 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2년 동안 시노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별히 이번 시노드는 지역 교회→ 대륙→ 보편 교회 순으로 3단계에 걸쳐 장기간 진행된다. 주교 시노드가 오랜 기간을 두고 지역 교회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로마에서 마무리하는 탈중심, 분권화된 방식으로 열리는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시노드 여정 자체가 말 그대로 아래에서부터 위로 공동합의를 이뤄가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교황청 국제신학위원이자,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인 박준양(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공동합의성이란 미완의 신학 개념은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그런 면에서 이번 시노드의 방식은 특별하다”고 전했다. 박 신부는 “공동합의성은 친교의 영성이자 삶의 방식”이라며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기에 모든 구성원이 성령의 인도 아래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계 외신들도 이번 시노드에 대해 ‘또 다른 혁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주교 시노드는 교회의 교부, 주교단을 중심으로 바티칸에서 개최돼왔다. 그러나 이번 시노드는 공동합의성이라는 주제 그대로 다양성 안의 일치를 이루기 위해 각 교구에서부터 시노드를 시작하게 된다. 교황은 원칙보다 아래에서부터 세부적 관점에서 출발하는 “보텀 업(bottom up) 방식이 돼야 한다”고 독려했다.

교황은 10월 9~10일 로마에서 시노드 개막을 선포한다. 이어 지역 교회는 10월 17일 지역 교구장을 중심으로 시노드 여정을 시작한다. 지역 교회는 2022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하느님 백성들의 협의와 참여’를 주제로 주요 안건을 다루는 식별 단계를 거친다. 이를 위해 교황청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가 각 지역 주교회의를 통해 논의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역 교회 시노드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모두가 참여하게 된다.

지역 교회와 교구 단계에서 모인 안건을 취합해 작성된 의안집은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열릴 대륙별 시노드 차원에서 재차 다뤄진다. 시노드의 두 번째 단계다. 여기서는 대륙별 문화와 특수성, 복음화와 연관된 모든 식별이 이뤄진다. 마지막 단계인 교황이 주재하는 로마에서 주교 시노드는 2023년 10월 개최되며, 각 지역 교회와 대륙이 모은 현대 교회를 위한 각종 안건을 최종 문서로 취합해 시노드 폐막 후 교황 문헌으로 발표하게 된다.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한민택(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오늘날 전 세계 교회가 침체된 상황에서 시대에 맞는 쇄신을 위해 기존 방식의 시노드를 백 번 개최하는 것보다 시노드의 근본 원리를 반영한 ‘공동합의성’의 여정을 강조하셨다”며 “사목적, 선교적 쇄신을 지역 교회에서부터 시작하는 과정을 통해 복음 정신을 다시금 일깨우고, 뿌리내리게 하려는 취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노드가 ‘교회의 체질 개선’도 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신부는 “그간 성직자 중심으로 논의되고, 운영되어 온 교회 권한과 분위기를 평신도를 향해 나눠줌으로써 위와 아래가 함께 활력을 얻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며 “주교부터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의제를 정하고, 교회 미래를 향해 간다면 오늘날 직면한 여러 위기를 타개할 방안도 풍부히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도 “이번 시노드 과정에 많은 이가 참여하고, 합의하는 여정 자체가 좋은 결과와 실천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도 나눔과 이웃 사랑에 동참하는 평신도들의 정신이 한데 모여 한국과 아시아 교회를 위한 청사진을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2021.06.06 발행 [1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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