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 캠프(사진=CNS)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 / 바티칸뉴스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4월 기도지향에 대한 교황의 영상 메시지가 나왔다면서요. 교황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4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에서 인간의 기본권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번 영상 메시지는 위기 상황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손을 클로즈업하고, 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교황의 모습을 교차해서 편집했습니다. 교황님은 “인간의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한다”면서 “빈곤, 불평등, 일자리·토지·주택 부족, 사회·노동과 관련한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매달 교황님의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를 제작하는 ‘교황의 전 세계 기도 네트워크’는 이번 기도지향인 기본권과 관련해 참고할 자료를 언급했는데요. 1948년 유엔 정기총회에서 채택된 ‘세계 인권 선언’, 그리고 성 요한 23세 교황님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회 회칙인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입니다.
▷ 지난주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었습니다. 이날 교황께선 성 베드로 대성전이 아니라 다른 성당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셨군요. 강론에서 교황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부활 제2주일인 하느님의 자비 주일에 교황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사시아의 산토 스피리토 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셨습니다. 이 성당은 하느님의 자비 성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교황님은 이날 강론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세 가지 선물을 주시며 제자들을 ‘자비로운 이들’이 되게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시고, 그 다음으로 ‘성령’을 주시며, 마지막으로 ‘상처’를 드러내신다고 설명하셨는데요. 평화와 관련해서는, 두려움으로 문을 잠그고 있던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신다며 이 평화는 마음속에 신뢰를 주는 평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번째로 성령과 관련해서는, 성령의 용서가 필요하다며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주님의 자비를 체험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끝으로 상처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상처를 당신의 상처로 삼으신 예수님의 자비로 우리가 나았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렇게 자비를 입은 제자들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다”(사도 4,32)면서, 이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순수한 상태의 그리스도교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에게 자비의 증거자가 되자고 초대하시면서 이렇게 권고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랑하는 자매님, 사랑하는 형제님,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삶을 건드리셨다는 증거를 원하십니까? 타인의 상처를 싸매기 위해 여러분의 몸을 굽힐 수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오늘은 이렇게 자문하는 날입니다. ‘하느님의 평화를 수없이 받았고, 그분의 용서와 자비를 수없이 받았던 나는, 과연 타인에게 자비로운가? 예수님의 몸을 자주 모시며 양육된 나는, 가난한 이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무슨 일을 하는가?’ 무관심하게 지내지 맙시다.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선물은 받지만 스스로 선물이 되지 않는 ‘반쪽짜리 신앙’을 살지 맙시다. 우리는 자비를 입었으니, 자비로운 이들이 됩시다.”
▷ 교황께서 가톨릭 주간지 「알파와 오메가」에 스페인어로 서한을 보내셨다면서요. 이 서한에서도 자비를 강조하셨군요. 성체조배에 대한 강조도 있다는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 네, 교황님은 젊은 시절, 그러니까 1954년에서 1955년경에 남동생 오스카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룩한 성체’ 대성당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 9시부터 밤샘 성체조배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성체조배는 성체회의 관구장인 호세 아리스티 신부님이 주례했습니다. 이분은 교황님이 특별히 기억하시는 자비의 사람인데요. 교황님은 젊은 시절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아리스티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성체조배를 하시면서, 이러한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생활’이 자신을 사제성소로 이끌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 그렇군요. 교황께서 이 신부님의 자비를 닮으시려고 특별한 행동을 하셨다면서요.
▶ 아리스티 신부님이 선종하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보좌주교였는데요. 아리스티 신부님의 시신에 감긴 묵주를 보고 다소 충동적으로 용기를 내며 그 묵주를 잡아당겼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리스티 신부님을 바라보며 ‘신부님의 자비의 반만 저에게 주십시오’ 하고 마음속으로 말씀하셨다는데요. 그 이후 교황님은 이 묵주를 들고 많은 사람들의 죄를 사해준 아리스티 신부님의 자비를 닮고자 지금까지 교황 수단에 그 묵주에 달린 십자가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고백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황의 수단에는 주머니가 없지만, 작은 천을 덧대어 그 안에 십자가를 항상 넣고 다닌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서 아리스티 신부님이 자비의 성직자이자 사람들의 상처에 다가가는 성직자의 좋은 표양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 교황께서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을 역임하실 때 교정사목을 함께했던 분의 증언도 하느님 자비 주일에 맞춰 나왔군요. 소개해주시죠.
▶ 우크라이나 출신인 할리나 여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부모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는데요. 이분이 최근 바티칸 뉴스와 인터뷰를 나누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장기 수감자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이분의 증언에 따르면, 교황님은 주교였을 때나 추기경이었을 때나 동일하게 교도소를 찾으셨는데요. 그때마다 교도소 측에 수감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구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 보통 그 요구가 받아들여졌고, 그때마다 수감자들 곁에 앉아 고해성사를 베풀었다고 합니다. 교황님이 다녀가시고 난 후에는 수많은 회심자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리나 여사는 한 가지 당부를 했는데요. 수감자들이 형을 마치고 출소할 때 종종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는 그들이 한 번도 애정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우리가 기도로 수감자들, 갇힌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그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교황청 국무원총리죠.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스페인 라디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국무원총리의 역할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했군요. 교황청 개혁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는데, 소개해주시죠.
▶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님은 말씀대로 교황청 국무원총리입니다. 국무원 아래에는 교황의 가까이에서 교회의 통치를 조언하는 국무부, 외무부, 외교부 등 이렇게 3개의 부서가 있고요. 파롤린 추기경님은 이 3개의 부서를 지휘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역할에는 무엇보다 외교 업무가 중요한데요. 파롤린 추기경님은 자신이 사제로 사는 것과 외교관으로 사는 것에 어떠한 모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말씀하신 교황청 개혁과 관련해서는, 개혁 내용을 담은 문헌이 교황령 형태로 반포될 예정입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새 교황령의 제목은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라는 제목으로 반포될 계획이며, 현행 교황청 체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국무원총리의 역할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유럽에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반하는 새로운 법들이 제정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낙태를 허용하는 법입니다. 파롤린 추기경님은 이것이 신앙의 문제이기 이전에 이성의 문제라면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증거하고 우리가 간직한 희망과 사랑을 일관되게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사제직에 관한 국제 신학 심포지엄이 열린다는 소식이 있군요.
▶ 교황청 주교성은 오는 2022년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제직에 관한 기초신학’이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이 심포지엄은 라틴 예식 내에서 성직자 독신제 문제와 세례받은 이들의 보편 사제직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주교성은 코로나 사태로 3일짜리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계획을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가정과 젊은이들에 관한 주교 시노드 이후, 그리고 아마존 교회와 관련해 사제직에 관한 신학을 탐구하는 일이 절박해졌고 더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심포지엄과 관련한 기자회견의 내용을 종합해보면요. 직무로서의 사제직과 보편 사제직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심화된다면 오늘날 성직자에 관한 정체성의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취지라고 볼 수 있겠고요. 사제직은 권력이 아니라 봉사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년에 열릴 이 신학 심포지엄에 전 세계적으로 신학교 양성자들이 많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 교황께서는 수요 일반알현에서 기도에 관한 교리교육을 이어가고 계시죠. 이번이 스물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주제는 무엇이고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7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일반알현을 통해 ‘성인들의 통공’에 관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바치는 기도가 절대 독단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성인성녀들과의 신비로운 연대에 우리를 결속시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특별히 성인들이 우리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최초로 시성된 성인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곁에 있었던 강도였다고 말씀하시면서, 교황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직접 성인품에 올리신 성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시기 때문에 아무리 늦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언제든지 회심은 가능하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아울러 성인들과의 통공을 설명하시면서, 우리 역시 지상여정을 이어가는 동안 이미 이러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청원하고, 기도를 봉헌합니다. (…)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첫 번째 방법은 하느님께 그 사람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매일 이렇게 하면 우리의 마음은 닫히지 않고, 형제자매를 향해 열려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이며, 우리로 하여금 구체적인 친근감을 갖게 합니다. 또한 갈등을 겪고 있을 때, 갈등을 해소하고 완화하는 한 가지 방법은 나와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면 무엇인가 바뀝니다.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내 마음, 내 태도입니다. 주님께서 그것을 만남으로, 새로운 만남으로 바꾸셔서 갈등이 끝없는 전쟁이 되지 않도록 하십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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