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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성요셉애덕수녀회농원’, 장 담그며 애덕 실천하는 수녀들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11-18 조회수 : 3345

 

해마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메주가 걸렸다. 요즘은 장을 사먹는 문화가 보편적이기에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됐지만,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재래식 전통장을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미리내 성 요셉 애덕 수녀회가 운영하는 성요셉애덕수녀회농원(분원장 김경희 수녀)이다.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약산길80-1. 미리내성지에서 약산을 향한 길목에 자리한 이곳을 찾으면 고소한 향에 군침이 절로 돈다. 조금 더 가까이 가니 기도 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왔다. 수녀들이 무쇠가마솥에 콩을 삶고 있었다. 콩 삶는 물이 졸아 꾸덕꾸덕해지면 콩은 수녀들의 손에서 네모반듯한 메주로 변신한다. 이렇게 만들어 잘 숙성시킨 메주로 만든 된장, 간장, 고추장은 성요셉애덕수녀회농원 마당을 가득채운 장독대에서 발효된다.

 

 

11월 12일 성요셉애덕수녀회농원에서 수녀들이 메주를 쑤기 위해 무쇠가마솥에 콩을 삶고 있다.

 


성요셉애덕수녀회농원이 설립된 것은 지난해 9월, 지난해 만든 메주로 담은 장이 서서히 숙성돼 이제 본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수녀회가 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1987년 수녀회 설립과 역사를 함께한다. 수녀회는 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한 후원금 마련의 일환으로 재래식 전통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본원에서 소규모로 장을 만들어 판매해왔고, 지난해에는 시설을 갖춰 농원을 세웠다.

 

재래식으로 전통장을 만들다 보니 손이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대량으로 생산하려다보니 힘이 들어가는 일이 많다. 콩 한 자루는 40㎏에 항아리 하나는 150ℓ 가량의 크기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지만 수녀들은 “억지로 하는 일이면 힘들겠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니 기쁘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녀회에게 재래식 전통장 만들기는 단순히 수익사업이 아니라 수녀회 영성 구현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성요셉애덕수녀회농원 전통장들.

특히 ‘애덕’을 실천하는 수녀회는 전통장의 수익금으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양로원, 어린이집, 요양원 등의 시설을 지원하고, 수녀회가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선교에도 사용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식품을 만들어 음식을 먹는 이들의 육신에 대해 애덕을 실천한다.

 

수녀회의 재래식 전통장은 유전자변형을 하지 않은(non-GMO) 국산 대두와 대한민국 명품명가대상을 수상한 천일염을 재료로 일반 전통장보다 낮은 염도로 만든다. 숙성도 무농약·무공해 볏짚과 무공해 전통옹기를 활용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들여 수녀들이 연구한 비법을 담은 맛과 무엇보다 기도를 담아 만들고 있다.

분원장 김경희 수녀는 “가장 맛있는 장을 만들려고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면서도, 장을 드시는 분들에게 건강이 되길, 약이 되길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며 “맛도 건강도 모두 생각하는 전통장으로 ‘역시 수녀들이 하면 다르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가톨릭신문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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