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7대 국회에서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국회법 제148조를 근거로 당시 국회의원이 동반한 안내견의 입장이 불허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21대 국회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조이’의 본회의장 출입을 허가했습니다.
사회의식이 변하면서 이제 동물에게도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애완동물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가 포함된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인 또는 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 또한 나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4가구 중 1가구가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가 됐습니다.
반려동물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산업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옷, 집, 사료, 놀이용품 등과 같은 물품 판매뿐만 아니라, 돌보미 서비스, 건강관리, 전용 놀이터, 장례, 전용 납골당 등과 같은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는 3조원대 이상의 반려동물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번 달 15일부터 시작되는 ‘2020 인구주택 총조사’에 반려동물 관련 문항이 신설됩니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는 가장 큰 이유는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1~2도 가량 높아서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준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는 인류 역사상 인간과 가장 가까이 지내온 동물로 인간과의 교감능력이 뛰어나서 약 1만년 전부터 인간에게 길들여져 살아왔고 성경에도 가끔 등장합니다.
지난 10월 4일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이자 세계 동물의 날이었습니다.
생태수호성인인 성 프란치스코의 축일을 맞아 전 세계 곳곳의 천주교 성당에서는 반려동물들을 위한 축복식이 거행되는데, 이는 세례식은 아닙니다. 축복이란 교회가 사람들과 경배 대상 또는 자연 사물에 하느님의 호의가 내리게 하고 그 사용을 거룩하게 하는 성스러운 예식입니다.
동물과도 대화할 수 있었던 프란치스코 성인은 인간과 동물을 막론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라는 모든 피조물의 의무를 가르쳤으며, 인간에게는 하느님이 창조한 피조물들의 관리자로서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할 의무가 있다고 설교했습니다.
창세기에도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하시면서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기 1,28)고 명령하십니다.
이런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인간은 하느님의 피조물이면서 하느님의 모습(창세기 1,26.27)으로 창조된 것입니다. ‘생명의 숨을 불어넣었다.’(창세기 2,7). 이를 현행 ≪가톨릭 교리서≫에는 “하느님은 육체와 영혼으로 된 사람을 창조하셨다”고 돼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더 구별해서 각혼이 동물의 혼(魂)이라면, 생혼은 식물의 혼(魂)이고 영혼이란 하느님으로부터 인간에게 주어진 영적인 실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교회법 제864조에 “모든 사람만이” 세례를 받을 수 있다고 언급돼 있습니다. 피조물이었던 사람은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신자로서 참례하는 미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해 구원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한”(미사경본총지침, 79항) 것입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인 윤종식 신부는 “교회 안에서 동물의 장례예식은 불가능하지만, 동물이 구원과 무관하다는 말은 아니다. 성경에도 하느님이 홍수 때 방주를 통해 인간과 동물을 함께 구한 내용이 나오고, ‘동물 축복 예식’의 기도문도 “짐승들도 인간의 속죄 의식에 참여하여 다른 모든 피조물과 함께 그리스도의 구원에 참여”함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합니다.
동물에게 세례나 생미사·연미사의 미사지향을 문의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동물이 반려동물이 되어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인간이 될 수도 대체할 수도 없습니다. 반려동물이 인간관계를 대체하기 위한 방편이 돼서도 안 되고, 동물과 인간의 가치를 동일선 상에 둬서도 안됩니다. 동물도 피조물로서 존중해야하지만, 인간관계에 부담을 느껴 멀리하고 자기가 편하게 다룰수 있는 동물과의 관계를 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반려동물에게 세례줄 수 있나요?’였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cpbc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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