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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철 활동가 "무료급식소 찾는 노숙인 개인정보 확인은 인권침해"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9-23 조회수 : 2994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황성철 활동가 (홈리스행동)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코로나로 많은 곳 문 닫아
설이나 추석 연휴에 끼니 거르는 노숙인 많아
서울시에 거주하는 쪽방촌 거주자 대부분 무료급식 이용
노숙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식 거부하는 건 문제
취사가 어려운 쪽방촌 거주자들을 위한 공공급식소 운영해야
지금은 무료급식소 확대가 필요한 시기, 코로나 방역으로 운영 줄이면 안돼


[인터뷰 전문]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이른바 노숙 이력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방역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숙인들은 밥 한 끼 먹기 위해 밝히고 싶지 않은 노숙 이력까지 확인시켜줘야 하느냐, 스스로를 노숙인이라고 낙인을 찍는 것과 같다, 
   이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요. 
   황성철 홈리스행동 활동가 연결해 이 문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황성철 활동가님, 나와 계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코로나19 감염위험으로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들이 대거 문을 닫았었는데 요즘 상황이 어떻습니까?

▶아직도 많은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급식소라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한 끼가 전부인 분들에게 무료급식소는 곧 생존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당장 다음 주가 또 추석연휴입니다. 추석 연휴엔 식당들도 문을 닫는 곳이 대부분인데 추석연휴 동안 노숙인 분들 식사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거리 홈리스의 경우 코로나19 상황 전부터 설이나 추석 연휴에는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았습니다. 모두가 즐겁고 풍성한 명절은 아니라는 거죠. 종각에서 제가 만난 거리 홈리스의 경우 명절 첫날 음식을 가방에 넣어두고 명절 내내 나눠서 먹으면서 버텼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교회 예배를 참여해서 받은 돈을 짤짜리라고 하는데 그 돈으로 조금씩 음식을 사먹으면서 버텼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말씀 들어보니까 올해도 마찬가지일 거고 더 심각해질 거라는 생각이 좀 드는데요. 그런데 서울시가 운영 중인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방역 차원의 노숙 이력 확인 절차를 도입해서 논란이 일고 있더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요점만 이야기 드리면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정보를 요구한다는 점과 급식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방역 관리의 방법으로 방명록을 적는데 요즘은 그 또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정보 수집을 축소하는 추세인데요. 거리 홈리스의 경우 생년월일과 이름으로 노숙 이력을 확인 후에 입장하고 회원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는 것이 과연 방역 차원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나 65세 이상의 노숙인, 수급자, 외국인 홈리스 등 급식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결국은 이용자의 수를 줄여 방역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지금의 공공 급식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서울시의 입장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방역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고 노숙인들이 휴대전화나 신분증 없는 분들도 많고 또 명부에 개인정보 적기를 꺼리는 분들도 많아서 QR코드 역할을 하는 전자식 카드를 발급한 것뿐이다, 이런 입장을 밝히던데 그렇다면 방역 효과는 어느 정도로 된다고 보고 계십니까?

▶방역 효과를 논하기 전에 왜 방역 관리를 강화를 하는지 먼저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달 중반 수도권의 강화된 2단계 조치 이후 또 한 번 여러 무료 급식소들이 문을 닫거나 식수 인원을 축소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몇 안 되는 공공급식소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과밀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고 이런 배경으로 방역관리 강화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회원증을 발급하려는 무료급식소에서 65세 이상은 이용하지 못한다는 공고가 붙은 적도 있었는데요. 이는 노인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다보니 노숙인 무료급식소로 몰려서 급하게 조치한 거라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해 방역관리 강화의 배경은 공공급식소가 적어서 생기는 문제이고 수요를 제한한다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공급식소가 홈리스 인구의 밀집에 따라 식수 인원을 추정하고, 권역별로 만드는 것이 핵심일 것 같습니다.



▷앞서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노숙인은 아니지만 무료급식소를 이용해야 하는 분들도 많지 않습니까. 노숙은 하지 않지만 서울역 근처 쪽방촌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대표적인 분들인데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2019 서울시 쪽방 거주민 실태조사 따르면 쪽방 주민의 16.3%가 무료급식을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 중 대다수가 생계급여 수급자이며 ‘중복 지원의 제한’을 이유로 이용 거부를 당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사실 한 평 남짓한 쪽방 안에서 밥을 지어 먹는 게 무리입니다. 그래서 무료급식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노숙인 무료급식소니까 노숙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기준으로 접근할 문제 아니라 부족한 공적 급식소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될 것입니다. 먹는 문제가 가장 우선되어야 할 복지이며 거리홈리스 뿐만 아니라 취사가 어려운 쪽방,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홈리스를 위해서는 법정 기준에 맞는 급식시설을 통해 급식지원을 해야 할 것입니다.




▷공공급식시설의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지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수도권 코로나19 조치사항’을 보니까 노숙인 시설 이용자의 이력 관리 강화와 함께 무료급식장의 좌석율을 50%로 축소하고 대기실 인원도 40명으로 줄이겠다, 이렇게 밝혔던데 이로 인한 불편함은 없겠습니까?

▶당연히 불편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가 원래 일일 3식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방역관리 강화’를 이유로 9월 13일부터 중식, 석식만 제공하고 식사 횟수도 3차례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1차, 2차, 3차 회차별로 입장을 시키고 있는데 사실 회차별 시간에 맞춰 오라는 건데 사실 그렇게 되지 않거든요. 시작시간 20분에서 30분 전부터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이런 상황은 사실 예측이 됐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월 달에 복지부는 사회복지시설 대응 지침을 통해서 민간자율 급식 의료지원 서비스 중단이나 축소하는 것에 대응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진료시설 등을 확대해서 제공하라고 촉구했는데 사실 이 지침대로 했다면 서비스 제공량이 줄지 않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지금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 제공량 확대했다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거라는 말씀이시고요. 서울시가 어떻게 무료급식소 운영제도를 좀 보완해야 한다고 보세요?

▶사실 먹는 문제는 부가적인 서술이 필요 없는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복지입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이를 민간의 자원봉사에 의존한 채 등한시했고 그 병폐가 코로나 시기 ‘민간급식소 대량 폐쇄’라는 형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생계급여를 통해 음식물 등 생계를 위한 금품을 지원하고, 노숙인 등 복지법 상 노숙인 시설에서 급식을 제공하듯 거리홈리스 및 취사가 어려운 비적정 거처의 홈리스를 위해서는 법정 기준에 맞춘 ‘급식시설’을 통해 급식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홈리스 인구의 밀집에 따라 식수 인원을 추정하고 권역별 급식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단독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비효율적인 지역에 따라서는 빈곤 노인 등의 기존 급식수요를 고려해서 서울시가 타 부처와 협의해서 병행 설치하는 것도 고민할 수 있는 지점이죠. 지금은 홈리스들을 위한 급식대책을 확대할 때지 방역을 빌미로 정보인권마저 침해하며 밥줄을 조일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는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인 시립 무료급식장 이용자에 대한 회원증 도입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법정 기준에 맞춘 공공 급식시설의 확충이 가장 필요하다는 말씀이 오늘의 말씀의 핵심이 아닌가 싶네요.

무료급식소 인권침해 논란 관련해서 황성철 홈리스 행동 활동가의 말씀 들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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