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손병선 아우구스티노)는 11일 상임위원 회의를 열고 낙태죄 완전 폐지를 추진하는 법무부 방침에 반대하는 ‘낙태죄 관련 대체 입법에 관한 한국평협 성명서’를 채택했다.
한국평협은 성명서에서 “낙태죄의 완전 폐지 추진을 반대하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의 입장을 전폭 지지한다”며 “올 연말까지로 예정된 대체 입법이 단순히 임신 주수에 따른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평협은 “대체 입법은 ‘태아의 생명 존중’이라는 전제에 기반해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건강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것이 엄연한 인간 생명인 태아의 생명권을 절대로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평협은 또 “낙태하려는 여성에게는 먼저 상담을 통해 낙태의 실상과 그에 따른 육체적ㆍ정신적ㆍ심리적 후유증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제대로 알려 숙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의사와 병(의)원에는 양심에 따라 낙태 수술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협은 덧붙여 “사회경제적 이유로 낙태를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임신과 출산, 양육에 따른 본인과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미혼모라 할지라도 편견과 차별 없이 안심하고 아이를 출산해 양육하거나 입양 보낼 수 있도록 관련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평협은 2021년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뜻있게 지내기 위한 기념사업으로 변화와 쇄신, 회복을 위한 ‘제자리 찾기’ 운동을 준비하기로 하고, 실천사항을 정리해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한편, 수도자들도 법무부가 추진하는 낙태죄 완전 폐지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발표했다. 생명을 죽이는 낙태에 죄를 묻지 않고,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낙태를 허용하는 나라가 된다면 무법천지나 다름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생명문화전문위원회는 15일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에 의견서를 보내고 “법무부의 낙태 비범죄화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수도자들은 의견서에서 “낙태죄 폐지는 실패한 실험임이 다른 국가에서 증명됐다”면서 1973년 낙태를 합법화한 미국이 갖가지 사회적 부작용으로 2019년부터 10여 개 주에서 다시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현실을 일깨웠다.
이어 “낙태죄 전면 폐지는 태아의 인권을 인정한 헌법 정신에도 위배되며 태아의 생명 수호라는 공익을 인정한 헌재의 판결과도 어긋난 개정안”이라고 지적했다. “OECD 어느 국가도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낙태를 허용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법무부가 낙태죄 완전 폐지라는 악법을 제정하지 않기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상도ㆍ박수정 기자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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