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유주성 신부 /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지난 6월 발의된 차별금지법.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히 통과되어야 할 법으로 여겨졌지만 성별이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법안 일부 조항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찬반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급기야 지난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성명을 발표하면서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공식입장을 내놨는데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인 유주성 블라시오 신부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유주성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차별금지법안에 대해서 우려의 뜻을 나타내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먼저 이 같은 공식입장을 표명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생명윤리위원회 성명서가 나오게 된 배경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 법사위와 문체부를 통해 천주교 입장을 요청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저희 위원회 입장을 전달을 했고요. 이것이 외적인 요인이라면 내적인 요인으로는 천주교의 여러 인권 단체들과 활동가들의 상반된 의견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입장들로 신자 분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에서 교회의 가르침에 입각한 공식적인 입장을 주교회의 차원에서 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성명을 보니까 차별금지법안이 부당한 차별에 따른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실효성 있는 구제 법안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면서 법안 일부 조항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약자의 인권보호라고 하는 차별금지법안의 취지는 이해하고 지지하지만 법안의 모든 내용을 찬성하지는 않는다고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어떤 내용에서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신부님께서 설명을 해주시죠.
▶저희가 우려를 표한 부분은 차별금지법안 제2조 1항에서 성별을 남자와 여자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은 명확성을 지녀야 하는데 아주 저희가 보기에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외의 분류할 수 없는 성이 무엇인지 저희는 묻고 싶고요. 연구 결과에 의하면 6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성소수자 유형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게이나 레즈비언, 양성애자, 성전환자 외에도 많은 형태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 모든 성을 다 성별로 인정하자는 말입니다. 4항의 성적 지향, 마음의 끌림에 따라서 5항의 성정체성은 내가 인식하는 차원에 따른 성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성별로 인정하면 자연히 동성애적 행위뿐만 아니라 혼인의 합법화로 귀결된다고 저희는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교회가 우려하는 인간학적인 기초와 남녀의 혼인과 가정에 대한 지표를 흔들 수 있기 때문에 깊은 우려와 함께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법안 일부 조항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하는 것을 정리를 해보면 차별금지법안 제2조 1항이죠. 남자와 여자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다음에 4항을 보면 다양한 형태의 성적 지향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5항을 보면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이나 표현으로 성별 정체성을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그 세 가지 부분을 가톨릭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을 한 거죠.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하셨지만 법적으로 분명하고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일단 용어 정의가 분명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고 추상적으로 모호한 형태의 정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 문화적인 성이 구분이 되지만 별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셨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없을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생물학적인 성은 남자와 여자가 있죠. 반면에 사회문화적인 성은 나의 선택에 따라서 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자임에도 자신이 여자인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 여자인 것이죠. 여자가 자신을 남자라고 여기면 남자인 것입니다. 여기서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문화적인 성 사이에 분리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문화적 성 역할은 구분되지만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말씀을 하셨고요. 남성과 여성의 본질적인 차이와 상호성을 부정하고 성에 따른 차이가 없는 사회를 꿈꾸며 가정의 인간학적 기초를 없앤다고 비판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법안에 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성명을 발표하시면서 차별금지법안이 일으킬 수 있는 역차별의 문제도 지적하셨습니다. 차별을 없애자고 만드는 차별금지법안이 역차별을 일으킨다. 이게 어떤 의미죠?
▶차별 법안을 평가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렇습니다. 법이 가정 보호와 증진 문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동성애자가 입양을 할 경우 자녀들의 양육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연한 동성애 행위 옹호 문제는 역으로 그 반대로 공공연한 동성애 반대를 처벌할 것인가. 결혼한 동성애자들에게 가정의 신분 부여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주택, 근로자, 가족보건혜택 등에서 제기 될 수 있는 차별 문제입니다. 저희가 성명서에서 밝히고 있지만 역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동성 사이의 인공적인 출산, 성소수자들의 입양 허용 문제,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명의 선택과 폐기 가능성에 저희는 깊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역차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고요. 차별금지법안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 사회적 약자와 소수 계층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시작부터 차별과 배척 그리고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만들어 진 법안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어떤 역효과나 역차별을 낳는다면 분명 잘못된 거라는 말씀인데 인간의 성적 지향과 정체성은 인종이나 성별, 연령과 동일시 될 수 없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런지 설명해 주시죠.
▶공정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이루는 일은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보편적인 가치입니다. 사목 헌장 29항에서도 인종, 성별, 장애, 연령 등의 차별의 형태는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극복되고 제거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2조 4항에서 성적 지향은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 감정적, 호의적, 성적으로 깊이 이끌릴 수 있고 성적인 관계를 맺거나 맺지 않는 개인의 가능성을 말한다고 법안에서 정의를 했습니다. 교회가 이 지점에서 동성애는 하나의 객관적 무질서에 속하며 이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안에 차별항목으로 포함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차별금지법안이 명시적으로 동성애를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사랑의 기쁨’ 51항에서 말씀하고 계시듯이 동성애자들의 결합을 어떤 식으로든 혼인과 가정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과 유사하거나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여기는 다양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합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분명히 반대하지만 이것이 곧 동성애나 동성혼의 합법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가톨릭교회 입장인 거죠. 우리 사회의 올바른 생명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생명교육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학교 현장에서 차별금지법을 있는 그대로 가르칠 경우에 어떤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십니까?
▶차별금지법에 따른 교육을 학교에서 할 경우에 예를 들면 남녀 간의 행위들을 성교육뿐만 아니라 동성 간의 항문성교라든가 다양한 성적 행위도 정당화 되고 동등하게 교육이 돼야 차별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형태를 교사가 반대를 하거나 비난을 하면 차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대나 거부가 차별금지법안 제32조 교육내용의 차별금지가 말하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나 편견을 교육하는 것이거나 성별 등을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하거나 현존하는 차별을 유지, 심화하는 행위 그리고 제3조에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분리, 구별, 제한, 배제, 거부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저희는 봅니다.
▷마지막으로 동성애 문제나 동성혼 합법화에 대한 가톨릭교회 입장이 분명하다 보니까 가톨릭교회가 인권적인 측면에서 성소수자를 배려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는데 가톨릭교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사목적 입장을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죠.
▶교회의 두 가지 측면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첫 번째는 차별금지의 이름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혼인과 가정의 특별한 중요성이 간과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입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성소수자, 동성애적 경향을 지닌 이들에 대한 사려 깊은 이해가 존중, 사목적 관심의 차원입니다. 동성애적 성향만으로 죄인으로 낙인을 찍거나 정신질병, 에이즈를 양산한다는 잘못된 편견들은 거부되어야 합니다.
▷차별과 혐오는 없어져야 된다는 말씀인데요.
▶또한 성소수자들과 가정의 폭력과 혐오로부터 보호하고 신앙의 여정에서 그들을 배제해서도 결코 안 됩니다. 사랑으로 도와주고 아픔에 동반하고 함께하는 것에는 그 누구도 배제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인 유주성 블라시오 신부 연결해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 명확하게 들어봤습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이주엽 기자 piuslee@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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