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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청소년사목, 결국 필요한 한 가지는 ‘만남’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8-19 조회수 : 2783

 

지난 6월 28일 진행된 역삼동본당 첫 영성체 예식. 본당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온라인 교육과 병행해 안전망이 구축된 상태에서 대면 교육을 진행, 오히려 예년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첫 영성체를 했다. 역삼동본당 보좌 신웅 신부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청소년(상)에서는 코로나19로 심각한 위기에 놓인 청소년사목의 실태를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온라인 사목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 대면 사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호에서는 실제로 현장에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교회의 모습들을 살펴본다.

 


■ 청소년을 찾아 온라인으로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장 두드러지는 청소년사목의 모습은 교회가 청소년들을 찾기 위해 성당 문을 넘어 온라인 세상으로 눈을 돌렸다는 점이다. 기존 온라인을 통한 청소년사목이 간접적이고 보조적인 이용에 그쳤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SNS나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청소년을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이용으로 변화했다.

 

특히 청소년사목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일학교의 변화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주일학교가 주로 성당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제 교회가 성당 밖에 있는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의정부교구 고양 탄현동본당은 유튜브와 온라인 퀴즈 플랫폼인 ‘카훗’(Kahoot)으로 실시간으로 교리와 퀴즈를 진행했다. 수원교구 안성 공도본당은 초등부 어린이들에게 여름신앙학교 꾸러미를 배부하고 각자 집에서 하는 활동과 SNS로 실시간 메시지와 사진을 주고받으며 함께하는 활동을 병행해 성공적으로 여름신앙학교를 마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전국의 많은 본당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성당에서 만날 수 없는 청소년들을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다.

 

각 교구와 교구 산하 대리구들도 각 본당의 주일학교가 온라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2국은 각 본당 주일학교에 줌(ZOOM) 앱이나 ‘퀴즈앤’ 등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교리교육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공유했다. 부산교구 청소년사목국은 주일학교 교리교육이나 청년, 학부모들의 모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앙 플랫폼 ‘온 페이스(On Faith)’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도입된 온라인 소통방식의 특징은 실시간 소통이라는 점이다. 비대면에서 오는 만남의 한계를 최소화시켜 청소년과 교회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방식은 주일학교뿐 아니라 청년들의 신앙독서모임, 학부모들의 청소년들을 위한 기도모임 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 얼굴을 마주하는 사목

 

비대면 온라인 소통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청소년사목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 사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역삼동본당(주임 홍인식 신부)은 지난 6월 44명의 아이들이 첫 영성체를 했다. 예년보다 19명이 늘어난 숫자다. 미사가 재개되면서 초등부와 중고등부 미사 참례율은 80%에 육박한다. 본당 전체 주일미사 중 어린이미사에 가장 많이 참례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역삼동본당 보좌 신웅 신부는 “코로나19와 같이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 닥쳐도 사목자가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사랑을 주고 어떻게든 보살피고 책임지겠다는 신뢰를 준다면 아이들과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믿고 따라와 준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온라인으로 비대면 교육과 소통도 함께 이어갔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덧붙였다.

 

첫 영성체를 진행하면서 쌓인 신뢰관계는 복사단 입단으로도 이어졌다. 첫 영성체를 받은 44명 중 22명이 한 번에 입단한 것이다. 한 기수에서 이 인원이 입단한 경우는 본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지난 8월 9일에는 성경 퀴즈대회와 영화 상영 등을 진행한 ‘모든 어린이를 위한 날’ 행사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가운데 유치부와 초등부 아이들 90명이 참석해 친교를 나눴다.

 

신 신부는 “온라인도 중요하지만 미사와 복사단, 행사 등을 통해 직접 얼굴을 마주보면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안전망이 구축된 상황에서 최대한 직접 교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사목에 있어 대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고 있는 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서울 면목동본당 주임)도 최대한 안전 확보를 한 상황에서 복사단 활동을 재개했다. 손소독, 열체크, 마스크 착용과 서로 간의 거리두기는 기본으로 지키면서 복사단 복을 입지 않고 공용 신발을 신지 않으며 주수병 봉사도 사제가 직접 한다. 실제로 복사가 하는 역할은 거의 없다. 조 신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복사의 역할은 사제와 함께 현존하는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복사들 스스로나 부모들도 매우 만족하고 있고 성당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청소년은 만나는 사목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가가는 사목

 

청소년들은 교회와 본당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큰 상처를 입고 있다.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라형규 신부(살레시오회)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우울증이 4배까지 증가하는 경우가 있고 집에만 있다 보니 가정폭력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들로 청소년상담센터에는 코로나19 이후 도움을 호소하는 전화가 늘어나고 있다.

 

방황하고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버스로 직접 찾아가는 사목을 하고 있는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소장 은성제 신부)는 코로나19를 맞이하면서 밀폐된 공간인 버스를 잠시 내려놓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다가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은성제 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웃리치 영역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만남을 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위기 청소년이나 학교 밖 청소년들은 보호력이 약하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친구들은 실제로 돌아다니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단지 전화나 SNS상에서 비대면으로 관계 맺는 것은 많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A지T는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소수의 청소년들과 만나 상담하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관계 맺음을 통해 버스 안에서 만날 때 드러나지 않았던 중요한 부분들이 부각되고 있다.

은 신부는 “1대1로 상담을 하게 되니 아이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알게 되고, 자연스레 깊은 애정을 쏟을 수 있게 됐다”며 “양적으로 기준을 매길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얼마나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질적인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서 이 아이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안식처가 돼 주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라 신부도 “코로나19와 같이 힘든 상황이 닥치면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차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교회와 사회는 소외받는 청소년들 곁으로 다가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출처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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