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황청이 23년 만에 새로운 교리교육 지침서를 펴냈습니다.
급변하는 디지털 문화 속에서 복음화의 소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서종빈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발표한 새 교리교육 지침서는 모두 3부 12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문서는 지난 1971년 「교리교육 일반 지침서」와 1997년 「교리교육 총지침」발행 이후 세 번째 지침입니다.
23년 만에 나온 새로운 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복음화’와 ‘교리교육’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교리교육은 복음화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 단계’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교리교육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첫 복음 선포, 즉 케리그마를 중심으로 하는 교리교육입니다.
새 지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에 나온 교리교육의 핵심과도 일치합니다.
두 번째 특징은 ‘디지털 문화’와 ‘문화의 세계화’라는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문화의 장단점을 설명하면서 특히 검색 활동을 일종의 신앙처럼 맹신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급변하는 디지털 상황에 부합할 수 있는 교육학적, 인격 양성적 대응책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교회는 디지털 문화 양식 안에서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자처한 디지털 문화에는 이 문화 형성에 책임감을 지고 있는 이들의 즉각적인 행동이 요구됩니다.”
▲ 피시켈라 대주교가 새 교리교육 지침서를 설명하고 있다.(바티칸 미디어)
세 번째는 교리교육이 교도소를 찾아가고, 이주민들을 만나고, 장애인들과 가장 가난한 이들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이주민을 포함해 가난한 이 그 누구도 교리교육에서 소외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리교육은 한 사람의 생애주기 전반, 그러니까 유아, 어린이, 젊은이, 성인, 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진행됩니다.
어느 누구도 주님을 더 알고자 하는 갈망에서 배제될 수 없습니다.
단지 성사를 받기 위한 교리교육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비가 새겨진 우리의 삶의 신비를 더 잘 이해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이가 주님을 알고 선포할 수 있도록 우리 각자의 고유한 선물로 그리스도 공동체와 교회를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교리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교황청은 “교리교육 전략의 변화나 단순히 좀 더 호소력 있는 담론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현재의 문화가 부여하는 온갖 도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옥타비오 루이즈 아레나스 대주교 /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사무총장>
“실제로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 체제 안에서 삶을 영유하지 않습니다. 이제 교회는 그리스도교적 가치마저 질문에 부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성스러움에 대한 감각의 상실로 인해 신앙에서 멀어지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같은 현상이 가중된 세속적인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 불가리아 어린이들이 첫 영성체 교리교육을 받고 있다.(바티칸 미디어)
교황청은 새 지침에 따라 각국 주교회의가 지역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구체적인 모델을 개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부모와 가정에 특히 교도소나 이민자, 장애인에게 새 교리교육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교황청은 “새 교리교육 지침은 교회가 포용의 문화를 제시한 것으로, 현 시대에 언행일치의 삶을 증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
cpbc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