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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코로나19에도 미사 참여율 97% 비결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7-01 조회수 : 3277

 

▲ 김재덕 신부는 “교우들이 없으면 저도 못 살 것”이라면서 신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본당 신붑니다. 부활 축하드립니다. 잘 지내시죠. 건강하시고요.”

 

“아이고, 신부님! 전화를 다 주시고. 신부님도 건강하세요.”

 

“여보세요. 본당 신붑니다. 부활 축하드리고요. 아이들도 잘 지내죠? 좀 바꿔주세요. 베드로야, 신부님 안 보고 싶냐. 건강하게 지내라.”

 

대전교구 대화동본당 주임 김재덕 신부는 지난 4월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마치자마자 전화기부터 챙겼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주일 미사에 나오는 신자는 평균 340여 명. 부활 축하 인사도 전하고 안부도 물을 겸 한 명 한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300명이 넘는 이들에게 전화를 다 돌리고 통화를 못 한 신자들에겐 문자를 남겼다. 부활 대축일 날 온종일 전화를 돌리다 보니 어느새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김 신부는 코로나19로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면서 신자들에게 종종 안부 전화를 걸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은 없는지, 기도가 필요한 사람은 없는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를 살뜰히 살폈다. 누가 아프거나 힘든 상황에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다음날 미사 때 그 신자를 기억하며 부탁받지 않아도 생미사를 봉헌했다.

 

“휴대전화로 미사를 촬영해 유튜브와 본당 밴드를 통해 신자들과 공유했죠.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했어요. 신자들을 만날 수가 없으니 답답하더라고요. 코로나19로 온라인, 비대면을 강조하지만, 온라인이 인격적인 만남과 친교를 대신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전화를 했습니다. 문자보다는 직접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누는 전화 통화가 확실하더라고요.”

 

신자들은 자신을 기억해 주는 본당 신부 덕분에 힘이 났다. 처음엔 주임 신부와 전화 통화가 어색했지만, 한두 번 통화하고 보니 한결 편해졌다. 또 주임 신부와 전화를 하고 나면 느슨해졌던 신앙을 다잡게 됐다. 신자들은 “미사가 재개되면 우리 신부님 잘 계시는지, 감사 인사드리러 가야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신부는 “본당 신부라도 신자들을 다 아는 것이 아니기에 잘 모르는 신자와 통화하려면 용기를 내야 했다”면서 “몇 마디 안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통화하면서 이게 진짜 소통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공동체 미사가 재개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렇지만 여전히 신자들의 저조한 미사 참여율로 고민하는 본당이 늘고 있다. 미사 참여율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대전 대화동본당은 예외였다. 본당의 6월 15~16일 미사 참여자는 330명. 코로나19 사태 이전 평균 미사 참여 인원의 97%였다.

 

비결이 궁금해 6월 23일 본당을 찾았다. 오전 10시 미사에 참여한 문지현(아녜스, 41)씨는 “그동안 미사에 못 나왔지만, 솔직히 미사가 끊겼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문씨는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는 동안에도 성당 문은 언제든 열려있어 누구든지 성체 조배를 할 수 있었고, 신부님께서 가끔 전화도 주시고, 매일 복음 말씀 해설을 온라인으로 올려 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소 신앙의 기초를 튼튼히 다져주고 신자들과 끈끈하게 소통해 온 김 신부 덕분에 신자들은 미사 중단에도 신앙이 흔들릴 틈이 없었다. 교적 신자 1068명인 작은 본당이지만 신자들은 2019년 1년간 평일 미사 1만 1617대, 성체 조배 시간 41만 1556분을 봉헌했을 정도다.

 

김 신부는 미사가 재개된 후 신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미사 횟수를 늘렸다. 토요일 1번, 주일 2번 있던 미사는 토요일 2번, 주일 3번으로 늘어났다. 신자들은 구역을 나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미사를 봉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을 지키려면 신자들이 평소처럼 붙어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말에 혼자 미사 5대 하면 힘들지요. 그래도 신부가 신자들하고 미사 해야지 뭘 하겠어요.(웃음) 혼자 미사 하면서 역시 본당 신부는 신자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우리 교우들 없으면 저도 못 살아요.”

 

김 신부는 미사 재개 후 한 달이 지나고도 성당에 나오지 않는 신자를 챙겨달라며 구역반장들에게 부탁했고, 명단을 받았다. 김 신부는 명단을 일일이 확인하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지 걱정돼서 연락드렸다고, 건강하시도록 기도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가 계속해서 퍼지는 상황이었기에 미사에 오란 말은 꺼내지 않았다.

 

이효석(요셉, 57) 총회장은 “신자들이 신부님 전화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면서 “에너지 넘치는 신부님 덕분에 본당엔 늘 활기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신앙의 본질이 인격적 친교와 만남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온라인 사목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자들에게 직접 전화 한 통 하며 본당 신부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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