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부회장 불기소 권고 결정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사제단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대검 수사심의위가 아홉 시간 동안 심사한 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검찰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것을 두고 “그럴 양이면 검찰은 지난 1년 8개월간 무엇하러 수사를 했던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단돈 60억 원을 20년 만에 9조 원으로 불린 세계적 부호, 20년 누적 수익률이 자그마치 15만 퍼센트에 이르는 환상적 재테크의 주인공 이재용. 하지만 그의 승승장구는 대부분 얌체 짓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에버랜드 전환사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이용한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유치한 술수에 대해서 재판부마다 대체로 ‘편법이나 불법은 아니다’ 하면서 눈 감고 아웅해 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밑바탕부터 흔들어 놓는 해악이었다”며 “이런 범죄야말로 반체제적, 반국가적 사범事犯인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사제단은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한 바 있다.
이들은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의 범죄를 드러내는 일은 두려웠다”며 “‘법과 원칙’을 주무르는 삼성 일가의 능수능란한 솜씨에 대해 얼핏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 당시에는 “세상이 썩어도 이렇게 썩을 수 있을까 싶어 참담했으나 지금은 똑같은 수법으로 죄의 얼룩을 덮으려는 행태가 한심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들은 2008년 4월 ‘삼성특검과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에 대한 입장’ 이후 더는 입장을 내지 않다가 이번에 의견을 낸 이유는 “‘촛불혁명’으로 독재자 박근혜와 함께 역사상 처음으로 삼성 총수를 감옥으로 보냈던 시민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어 “‘주가 조작’에다 ‘회계 사기’도 모자라서 오로지 일신의 탐욕을 위해 국가 권력자와 뇌물로 거래하고, 국민연금에까지 손을 뻗치고, 그러면서도 코로나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운운하며 못 본 체해 달라는 저 파렴치한 행위는 반드시 응징되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기소를 앞둔 검찰은 머뭇거리지 말아야 하고, 법원은 처벌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동료 시민에게도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마음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시국선언 전문 보기 -> http://blog.daum.net/sajedan21/2645
▲ 2007년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했던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삼성그룹과 입법, 사법, 행정부의 회개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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