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산하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첫 발
[앵커] 우리나라에서 미혼부모로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서울대교구가 미혼부모를 지원하는 위원회를 설립했는데요.
미혼부모 지원을 공식화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위원장 이동익 신부를 김혜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은 이동익 신부는 생명윤리 전문가입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30년 넘게 생명운동을 해왔습니다.
이 신부는 2년 전 낙태죄 폐지를 막기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면서, 미혼모 지원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낙태 반대를 외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용감하게 출산을 선택한 미혼모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이동익 신부 /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위원장>
미혼모로서 아기를 낳는 것이 아직까지는 굉장히 큰 부담을 갖고 또 사회로부터 소외 당하고 굉장히 힘든 그런 여건이기 때문에 미혼모로서 아기를 낳으려고 하는 이런 젊은이들이 별로 없어요. 생명을 선택한 이런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이런 사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써 이런 일을 시작을 했죠.
그래서 이 신부의 주도로 2018년 11월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캠페인이 시작됐고,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가톨릭신문이 동참했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미혼부모 20여 명을 지원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결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미혼부모기금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혼모들에게 매달 50만원씩 1년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동익 신부 /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위원장>
약간의 약값이라도 또 우유값이라도, 생계를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큰 돈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좀 우리가 같이 모아서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으로...
지난 주말 서울대교구청에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참석한 가운데 후원증서 전달식이 열렸습니다.
종교를 초월해 16명의 미혼부모가 미혼부모기금위원회의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지원 대상은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습니다.
이동익 신부는 앞으로 본당 신부의 추천을 받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이동익 신부 /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위원장>
각 본당의 신부님들한테도 추천을 받을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본당이 사실 직접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대하고 있으니까. 사정을 더 많이 알 수 있으니까.
미혼부모기금위원회의 활동을 뒷받침할 미혼부모 후원회도 구성됐습니다.
후원회는 박윤자 안젤라 회장을 주축으로 미혼부모 지원에 함께할 후원회원을 모집하고 미혼부모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서울대교구 방배4동본당 주임으로도 사목하고 있는 이동익 신부는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이동익 신부 /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위원장>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고, 그리고 고아와 과부들을 돌봐주고 이런 예수님의 대사회 가르침의 핵심은 생명이거든요. 신자 여러분들 정말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보태 가지고 이 후원회에 꼭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신부는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부모들에게 따뜻한 격려도 보냈습니다.
<이동익 신부 / 미혼부모기금위원회 위원장>
어려움이 있을 때 가까운 성당의 신부님들 한 번 찾아가시고, 그리고 우리 교구에도 생명위원회가 있으니까 여기에도 찾아오셔 가지고 그 어려움을 나눠주신다고 하면, 최대한 우리가 함께하면서 그 어려움을 덜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혼부모기금위원회는 9월 7일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후원회원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후원 문의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로 하면 됩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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