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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성당’으로 입소문 난 수원교구 용인 신봉동성당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6-03 조회수 : 3414

 

 

▲ 수원교구 용인 신봉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 프랑스 도미니코 수도회

김인중 신부 작품으로 제대 뒤 대형 작품은 삼위일체를 상징하며,

양쪽에 6점씩 총 12점의 작품은 열두 사도,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그 모두가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표현한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형형색색 번지는 빛은 우리들을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줍니다. 본당 신자들뿐 아니라 순례객, 지역주민 등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아름다움 속에서 새로운 기운을 얻고, 나아가 하느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길 기대합니다.”

 

이병기 위원장(바오로·신봉동본당 건축위원회)의 말이다.

 

“성당에서 저녁미사를 봉헌하는 시간이면 산책을 나오게 돼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밖으로 나오는 빛도 큰 감동을 주는 걸 느꼈거든요.”

 

지역주민들도 빛을 뿜어내는 혹은 빛을 가득 머금는 이 성당 덕분에 주변이 더욱 밝아졌다고 말한다. 빛이 춤추는 그곳, 수원교구 용인 신봉동성당에 들어서면 코로나19로 더욱 갑갑해진 마음에 환한 불이 켜진다.

 

신봉동성당 감실. 아래에는 주보 성인인 오메트르 신부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경기도 용인 광교산 자락 아래 자리한 신봉동성당(본당 주임 조원식 신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태봉로27번길 8). 지난해 준공된 이 성당은 아직 정식으로 봉헌하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성당’으로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추상화를 비롯해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인중 신부(베드로·프랑스 도미니코 수도회)의 작품으로 완성된 덕분이다. 이미 지어진 성당에 작품을 거는 것과 달리, 김 신부의 작품으로 전례공간을 꾸미기 위해 처음부터 성당 설계와 작품 구상을 동시에 진행한 것이 이 성당의 특징이다.

 

2008년 수지본당에서 분가, 신설된 신봉동본당은 새 성당 건립에 앞서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부터 진행했다. 그리고 김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건축면적 2210.07㎡, 4층 규모의 성당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성체 형상과 같은 둥근 모양새다. 김 신부의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할 뿐 아니라, 교회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관습을 탈피해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프랑스 건축가 베르나르 게일러씨가 밑그림을 그렸다. 다소 단조롭게 보일 수도 있는 성당의 채색은 김 신부가 맡았다. 성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 제대 뒤로 가로 9미터, 세로 6미터 크기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과 마주한다. 일반적인 스테인드글라스와 달리 검은 납선이 없어 해방감을 드러낸다. 붓으로 유리에 그림을 그려 고열에 구워내는 김 신부 특유의 기법이다.

 

 

삼위일체를 표현한 제대 뒤 가로 9m, 세로 6m 크기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붓으로 유리에 그림을 그려 고열에 구워내는 김 신부 특유의 기법을 살렸다.

 

서양화라고 정의하기엔 어쩐지 익숙한 느낌도 뿜어낸다. 수묵화와 같이 번지는 듯 그려낸 붓놀림 덕분이다. 하느님의 숨결인 듯 자유로운 움직임은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양쪽 각각 6개, 총 12점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열두 사도,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그 모두가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표현한다. 십자가의 길은 “고통스러운 길이지만, 하느님의 나라 영원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며 둥글둥글 굴러가는 인생의 의미를 담아 둥근 형태의 세라믹에 그려냈다.

 

새로운 빛으로 성당을 감싸 안는 스테인드글라스들을 눈에 담자, 세계적인 미술사학자들이 김 신부의 작품들을 보고 “하늘에 쓴 시”, “기도에서 솟아나온 그림”, “천상의 움직임과 지상의 노래가 공명하는 그림”이라고 표현한 말이 그대로 이해된다. 김 신부는 신봉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해 “누구든 오가며 밝은 빛 안에서 하느님의 평화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면서 “예술은 하느님을 느끼고 발견하도록 돕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럽 50여 개 성당이 김 신부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천 년 전 지어진 성당도 김 신부의 작품을 설치하면서 생기를 되찾았다. 올해는 아프리카 차드공화국의 수도 은자메나주교좌성당에도 그의 작품 93점이 설치된다. 김 신부는 “한국의 신봉동성당 또한 나라와 종교를 넘어서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전례공간이자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신봉동성당은 서울 도심을 기준으로도 직행버스 한 번만 타면 성당 인근 아파트단지 정류장에 내려 걸어갈 수 있는 곳이다. 광교산 등산로 입구에서도 걸어서 찾아갈 수 있으며, 성당 인근엔 손골성지도 자리한다.

 

 

신봉동성당 전경. 위에서 내려다보면 성체 형상과 같은 둥근 모양새다.

교회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관습을 탈피해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프랑스

건축가 베르나르 게일러씨가 밑그림을 그렸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사진 박원희 기자

 

출처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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