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형태 변호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폐지소위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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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21대 국회 임기는 이미 시작됐죠. 국회가 이제 원 구성을 마치고 문을 열면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된 수많은 법안들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사형제 폐지 법안은 가톨릭교회를 넘어 인간의 기본권인 생명권에 관한 입법문제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21대 국회에서 사형제 폐지특별법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최근에 논의했다고 하는데요.
사형제폐지소위 운영위원장이자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이신 김형태 변호사 연결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김형태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최근에 주교회의 정평위 사형폐지 소위 차원에서 사형폐지 입법추진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고 하던데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말씀하신 대로 20대 국회가 며칠 전에 끝났는데요. 사실은 15대 국회 1999년부터 사형폐지 발의를 시작했거든요. 지금 5, 6, 7, 8, 9, 10 5대 국회가 그냥 지나갔고요. 그게 벌써 20년이 지나간 겁니다. 그래서 저희 사형폐지위원회가 2002년에 천주교에서 시작을 했는데요. 외국에서는 공식적인 천주교 기구에서 폐지를 걸고 활동하는 데가 없거든요. 저희도 폐지가 되면 끝나는 위원회인데 폐지가 안 되고 또 20대가 문을 닫는 바람에 너무 허망하기도 하고 21대가 새로 일하는 국회라고 하면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번 국회에는 시작부터 빨리 법안을 우리가 발의해서 어떻게든 21대는 통과시켜야 되지 않겠느냐. 투 트랙인데 국회가 있고 헌법재판소가 있거든요. 지금 저희가 보기에는 계속 국회는 본회의 가지도 못하고 끝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빠른 게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21대 국회 구성된 거 보고는 국회가 좀 먼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전망을 하고 적극적으로 금년 안에 발의를 해보자.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저도 보니까 지난 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대표 발의를 했고, 20대 때 국회 가톨릭신자 의원만 해서 77명이었는데요. 이번에도 보니까 82명 정도, 80여 명이 넘던데 어떻습니까?,지난 20대 국회에서 왜 이렇게 사형제 폐지가 죄절되고 만 걸까요, 20대 국회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기본적으로 15대부터 20대까지 6번의 국회가 다 통과가 안 됐거든요.
▷법사위 문턱을 못 넘었죠.
▶20대 국회 때에는 이상민 의원이 대표가 돼서 적극적으로 해보겠다고 했는데 다른 부문에서도 20대 국회가 법안들 통과를 별로 안 시킨 거와 똑같은 모양인데 사형폐지도 역시 다른 국회 때는 미리미리 해서 과반이 넘는 의원들이 발의도 하고 한 게 여러 번 있었거든요. 그런데 유독 20대 때가 좀 최하로 70여 명 정도밖에 발의 의원이 없었어요. 그것도 끝날 무렵에 작년 가을에 겨우 70명 정도가 폐지 법안을 발의해서 다른 때는 100명 더 많은 173명, 175명 이렇게 발의하고 했거든요. 발의자체가 너무 미약했고 시기도 너무 늦었고 그래서 법사위에서 논의 한 번 못해보고 국회가 끝나면서 끝나버렸죠.
▷일하지 않는 국회 이름 그대로 사형제폐지 법안도 적용이 된 것 같고 19대 때는 저도 아침에 ‘열린세상 오늘’ 진행할 때 유인태 의원하고도 인터뷰를 했을 당시에는 그때 상당히 기회였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렇습니다. 유인태 의원이 17대, 19대 때 170명 정도를 발의를 받는데 적극적으로 뛰어다니셨고 본인이 사형수였으니까.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애를 많이 쓰셔서 여야를 막론하고 굉장히 많은 분들의 발의를 막아냈는데 법사위 때문에 계속 번번이 좌절됐죠.
▷일단 원구성 협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국제사면위원회죠. 국제앰네스티가 우리나라를 실질적인 사형폐지 국가로는 분류를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법원의 사형선고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법원에서의 사형 선고 이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선은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지 23, 24년이 됐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사형집행은 반대하지만 사형선고 자체를 안 하면 큰일 나는 게 아니냐. 이렇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요. 선고는 하되 집행은 하지 말자고 생각하는 견해들이 우리 사회에 굉장히 많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법원도 아마 그런 의미가 있지 않나 싶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법원도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거의 사형선고를 안 해서 2000년대는 10명 정도 가다가 2010년대 들어오면 5명 그러고 2013, 14년 이후부터는 사형선고 거의 안 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헌법재판소에 가져갔던 것도 자기 친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했던 청년인데 사실은 옛날 같으면 100% 사형이거든요. 거기서도 무기징역이 나왔어요. 법원도 사형선고 자체를 굉장히 꺼려하고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우리 사회 전체 분위기는 사형에 대해서는 최소한 집행은 안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있는 것 같고 최소한의 의미에서 선고를 하고 있는 거죠.
▷어떻습니까? 실제로 판사들이 사형선고를 하는 부담감, 심적 부담감도 많죠?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렇게 끔찍한, 요새 우리가 알고 있는 굉장히 큰 범죄들도 다 무기징역이 나오고 있거든요. 진전이 있었던 거죠.
▷사형제폐지 논란이 있을 때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이 과연 사형제도가 범죄예방 효과를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하는 점이기도 한데, 범죄예방 측면에서 사형제에 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일반인이나 저부터도 옛날에 그렇게 생각했죠. 이거 풀어놓으면 집행을 안 하거나 사형 자체가 없어지면 막 흉악범이 날뛰는 게 아니냐.
▷강력범죄 발생률이 높아질 거 아니냐는 우려들이 많죠.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고 헌법재판소에서도 두 번에 걸쳐서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그렇게 막연하게 이거 없어지면 큰일 난다고 써놨는데 실제로 그걸 실증을 한 결과들이 많이 있습니다. 당장 UN에서는 88년, 2001년 두 번 조사를 했더니 사형제도 유지와 흉악범 범죄 발생률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UN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냈고 미국에서도 70년대 두 번에 걸친 유명한 조사가 있었는데 사회학자들이 할 경우에는 아무 상관없다고 해서 경제학자들이 할 경우에는 관계가 좀 있는 것 같다고 하고 실제로 여러 나라, 캐나다, 영국 온갖 나라들 다 살펴보면 관계없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논문이 하나 나왔는데 95년부터 2009년까지 살인하고 흉악범 발생률을 비교해 봤더니 관계없더라. 이렇게 나온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의 추측과는 달리 실제로는 사형에 처할 흉악범죄는 아무 생각 없이 격정적으로 순간적으로 하거나 계획한 사람들에게는 자기는 절대 안 잡힌다고 생각하는 양갈래이기 때문에 사형제가 막상 직접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데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실증적인 결론입니다.
▷사형제가 있다고 해서 흉악범죄를 줄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증적인 조사로 데이터로 나와 있는 거네요. 그러면 사형제를 폐지한다면 대안은 어떻게 가져갈 거냐. 20대 국회에서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이 추진되지 않았습니까? 어떻습니까? 21대 국회 역시 이런 같은 대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석방이나 감형이 없는 종신형이라는 것은 이거 자체로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논란도 많습니다. 개신교 목사님들은 이거는 안 된다. 절대적 종신형은 안 되고 가석방과 감형은 돼야 한다고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요. 그런데 저희 천주교에서는 현실적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너무 크고 처음부터 이거를 가석방 감형까지 된다고 하면 이거 폐지하기가 어렵지 않느냐. 이런 의견이기 때문에 결국은 가석방은 당분간은 없는 그게 여러 나라가 거쳤던 루트거든요. 독일 같은 경우에도 2차 대전 때 유태인 엄청나게 학살했지만 헌법으로 폐지하면서도 처음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하다가 2, 30년 해 보고 나서 약간 더 안정이 되니까 그 다음부터는 위헌 결정을 해서 가석방 감형도 가능해야 된다고 바꾼 게 70년대입니다. 우리도 워낙 반대가 많기 때문에 국민의 우려를 잠재우려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당분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죠.
▷이게 꼭 선진국만의 법체계는 아니지만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하는 게 그래도 좀 많은 편이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처음에는 그렇게 했다가 또 없어집니다. 상당히 오래 전에 스웨덴에서 섬에 있는 학생들 60명 죽이고 그랬던 사람. 그 사람이 형을 얼마 받았냐면 21년형이에요. 최고형이 21년입니다. 우리는 생각 못할 일인데 어쨌든 그렇게 하는 것이 결국은 궁극적으로 흉악범도 줄이는 것이고 우리 민주주의나 국민들의 생명이나 모든 것을 살릴 수 있는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거로 간 거죠.
▷사실 사형제 폐지 천주교만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요. 생명권 수호 차원에서 보자면 특정 종교를 떠나서 추진돼야 할 과제도 있는데 불교나 개신교, 타종교와의 협력과 공동추진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최근에 주교님들 전원이 사형폐지에 서명을 해 주셨고요.
▷26명 전원이 하셨죠.
▶금년에 저희가 발의할 때 같이 들고 갈 거고요 그다음에 불교, 기독교도 역시 똑같이 거기에 기구들이 있거든요. 거기 수장 분들께서 이번 헌법재판소에 낼 때 다 받아서 내기로 같이 협의를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유럽연합도 저희한테 계속 언제내야 되느냐. 자기네 의견서. 이렇게 해서 유럽연합이나 민변이나 참여연대 같은 우리나라 인권단체들도 다 함께 힘을 모아서 폐지 쪽으로 가는 데 의견서를 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사형제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는데요. 국민여론, 법 감정, 국내 외 상황 여러 가지 상황 등을 고려해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나간다는 이유로 2018년에 사형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바 있지 않습니까? 현 정부의 입장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작년 재작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사실은 국제선택의정서라는 게 있거든요. 정부 차원에서 거기에 가입을 하면 폐지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폐지한 나라도 많이 있어요.
▷사형제 폐지 국제규약이죠.
▶정부가 가입하면 되거든요. 헌법재판소는 재판을 위헌하면 되고 국회는 폐지 법안을 만들면 되고 정부는 가입을 하면 되는데 반대하시는 분들의 우려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야 되기 때문에 당장 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법무부에서 작년에 공식적으로 냈고요. 공약과는 조금 벗어났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계속 추진하려는 방향은 있다고 저희는 믿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헌법소원심판도 진행 중인 거로 아는데 심판진행 상황이 어디까지 와있습니까.
▶작년 2월 달에 부모 살해한 청년을 헌법재판에 회부했고요. 거기에서 미리 이걸 자기네들이 심사할 거냐, 말 거냐를 한 번 결정하거든요. 심리하겠다 해서 그게 넘어갔고요. 그다음에 저희가 무기징역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더니 그쪽에서 무기징역은 빼면, 다시 검토해달라고 해서 그걸 뺐고요. 그거에 관한 심리들이 계속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거로 저희가 알고 있고요. 거기에 맞춰서 저희도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고 아마 저희 기대이기도 하지만 금년 안에는 공개변론이 한 번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고 EU나 다른 나라들도 거기에 맞춰서 의견서 제출하려고 준비 중이고 헌법재판관들이 2010년에 5:4로 합헌이 났거든요. 그때 5명 중에 2명은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된다고 해서 사실상은 6:3으로 된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분들이 싹 바뀌었고요. 새로된 분들이 청문회 같은 데서 개인적 의견 물어보면 사형제 문제가 있다는 분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게 개인의견이니까 막상 결정을 하는 단계에서 어떨지는 모르지만 단순 생각하면 폐지 쪽 의견이 더 많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헌법재판소 사형제 폐지 심판결과가 21대 국회 사형제폐지특별법안 입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하는거죠?
▶위헌 나면 그건 무조건 입법에서 개정해야 되는 거고요. 그런 심리가 이루어지는 거, 그리고 세계적 여론이나 우리나라 단체들의 여론형성 이런 것들이 초기에 21대 국회 초반에 압력으로 작용해서 일하는 국회로서 한 단계 우리나라가 진전하는 나쁜 사람을 봐 주자는 게 아니고 말하자면 정말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나라로 한 단계 나아가는 데 국회가 첫걸음을 떼서 헌법재판소보다 먼저 주도적으로 하기를 기대하는 거죠.
▷두 갈래 길 중에서 그래도 헌재가 사형제 폐지 심판을 통해서 위헌이라고 판단을 내려주면 그게 사형제 폐지로 가는 길이네요. 알겠습니다. 김형태 변호사님과 인터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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