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형중 신부, 이하 위원회)는 5월 15일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공사 현장 화재 참사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사고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중대 재해 기업 처벌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성명서에서 “행정 관청의 수차례 고발과 안전 위험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은 이번 사고가 화재가 아니라 산업재해이며 단순 사고가 아니라 명백한 기업 살인”이라며 “산업재해는 노동자 목숨을 담보로 한 ‘부정한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서른여덟 명의 생떼 같은 목숨과 유가족의 삶을 삼켜버린 것은 ‘화마’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윤추구 만능주의의 물신적 시스템과 그 추종자들이며 위험과 죽음의 전조는 분명했지만 막지 않았던 우리 모두였다”고 한 위원회는 “이번 참사로 큰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굳건한 연대와 기도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여섯 차례 경고와 주의 조치에도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낱낱이 드러내고 경고나 주의는 적절한 것이었는지, 조치를 했음에도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위원회는 앞서 5월 14일 오후 4시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대표 양기석 신부)와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 강당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자리에는 서북원 신부(수원교구 제1대리구 사무처장), 이상헌 신부(이천본당 주임) 등 수원교구 사제들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총무 박요한 신부 등 사제단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사제들은 조문 후 박종필 유족 대표를 만나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박 대표는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고 “반복되는 인재임에도 사건이 묻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고 힘들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