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이문동본당 주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코로나 19 위기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의 의미와 과제는 무엇인지, 또 선거 결과에 대한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이신 박동호 신부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투표하셨습니까?
▶네,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사전투표 했습니다.
▷빨리 하셨네요.
▶성당에서 가까운 곳에 산책 겸 나가서 하고 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선택 기준, 판단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교회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생각했는데 우리는 인간은 구원 받아야 하고 사회는 쇄신되어야 한다고(바티칸) 공의회에서 밝히고 교회가 이바지하기로 다짐하고 촉구했는데요. 사회 쇄신 같은 경우는 근본적으로 문화가 바뀌어야 하니까 정치 문화를 개선해야 되는 것에 해당이 되고 실천적으로 제도를 통해서 그 문화를 구체화 하는 것이잖아요. 입법을 통해서 완성되는데 더 나은 정치 문화 더 나은 입법 활동을 펼치는 것, 그것이 제가 나름대로 추상적이지만 판단한 기준이었고요. 왜 그렇게 삼았냐면 우리의 정치 문화가 낙후됐다는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하고 다시 한 번 정치 영역에서의 실천과 시민 사회의 실천 사이에서 큰 괴리가 있다. 그런 점에서 나름대로 추상적이지만 그런 판단의 기준으로 투표를 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정치 문화, 선거 문화에 관한 선택 기준을 삼았다는 말씀을 하셔서 여쭤보고 싶은 게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면대면 선거운동을 제대로 못하면서 유튜브를 비롯한 사이버 상에서의 선거운동이 유독 많았다고 보이는데, 사이버 상에서 이루어지는 선거 문화 혹시 개선해야 할 구태나 악습이 있다면 어떤 점을 꼽으시겠습니까?
▶사실은 어쩌면 평가하기는 이른 것 같아요. 새로운 문화 혹은 새로운 세계가 도래했다고 평가하는 부분이 바로 이 사이버 세계 혹은 디지털 세계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과거에는 인쇄를 한 백과사전을 봤다면 지금은 온라인상에서 집단 지성이 작동하면서 지식이 모아지고 유통되고 새로운 지식으로 갱신되는 것은 일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점에서는 온라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쉽게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그런 평가를 하기 전에 기성의 우리의 언론이 표현이 거칠지만 범죄에 가까운 정치 개입 혹은 선거 개입 이것이 있어 왔고 그것이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주요한 이유가 됐고 그것 때문에 인터넷 선거운동이나 유튜브 선거운동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마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디지털 세계에서 나름대로 희망을 걸고 기대하는 거는 집단 지성이 자유롭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있는데 단점으로는 마찬가지로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거나 성찰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힘이 유저들이나 시민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기존의 기성 언론이 범했던 우를 범할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우려가 되고 조심해야겠죠.
▷어떻습니까. 가짜뉴스, 선동에 가까운 왜곡이나 사실 부풀리기 이런 악습들, 구태들이 반복됐다고 보십니까?
▶저는 첫째로는 조금 전에 말씀하신 네거티브한 선거 관련한 풍조, 그것이 일단 그 후보자들 입에서 나온 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다지 뭐 개선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어쩌면 선거라는 게 둘밖에 없잖아요. 이기느냐 지느냐.
▷제로섬 게임이다 보니까요.
▶어느 정도 뭐 그럴 수도 있겠다. 큰일을 치르는 경우에 부작용을 생각하는데 제가 우려하고 걱정하는 건 이제 점점 도에 지나치게 언론, 대중매체가 거기에 부채질을 한다. 아니면 개입한다고 할까요. 심지어는 이끌어 간다는 그런 인상을 좀 받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정치 문화의 문제는 선거라는 행사 때문에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할지라도 그런 것들을 잘 감시하고 개선하고 좋은 여론을 형성하는 일종의 환경 감시, 정치 문화 감시의 임무를 수행하는 일부 언론들이 직접 뛰어들었다 싶게 느껴지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어쩌면 선거 끝난 다음에는 더 심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18대는 동물국회, 19대는 식물국회, 20대 국회는 이 두가지를 합쳐놓은 역대급 최악 국회라는 평가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이번 선거가 끝나고 새내기 당선자들이 국회에 입성을 하게 될 텐데 당선자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은 뭐라고 보십니까?
▶사실 동물이나 식물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동물 국회, 식물 국회라는 말을 써서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자는 뜻을 우리는 갖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엄밀히 보면 동물과 식물은 비록 본능적이긴 하지만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본능과 순응이라는 것이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생태계를 유지하거나 살려내는 임무, 역할 기능을 수행하잖아요, 반면교사를 삼자면 새내기 국회의원이 됐던 당선자들은 제발 사회를 파괴하지 마라. 국회는 사회의 쇄신에 이바지 하라 그 두 가지 정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21대 국회가 수행해야 할 과제도 많을 텐데요. 공동선과 우리 국민의 행복, 평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어떤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입법 권력이잖아요. 입법부니까요. 국회의 권한은 기본적으로 행정 권력이나 사법 권력의 남용이나 오용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죠. 입법이나 행정이나 사법 권력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행복, 공동선, 인권 이런 목적을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이고 수단이잖아요. 교회 가르침대로 하면 두 가지입니다. 인간의 존엄함, 공동선 실현 인데 다시 말하면 입법부도 인간의 존엄함과 공동선 실현하는 수단이고 도구다. 그런데 그것을 위한 제도적인 입법 활동을 하는 거거든요. 인간의 존엄을 증진하기 위해서 당연히 사회적 약자의 삶을 보호하는 법을 만들라. 그것이 저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삶을 어렵게 하는 제도나 관습이나 불법이나 탈법 이런 것들을 막는 장치. 좀 더 적극적으로 개혁 입법 활동일 텐데요. 그런 활동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권력의 오남용을 막는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증진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될 언론 분야 검찰 개혁이라든가 언론 개혁을 좀 우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공동선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수십 년 동안 지정학적이기도 하고 또는 국제 관계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 문제를 우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실현을 위해서 법이나 제도를 우선 마련하는 데 우선 좀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국민으로서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 되겠는지 좀 좋은 나라,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뭐라고 보십니까?
▶교회의 가르침을 소개하는 것으로 좀 가름하고 싶은데요. 정치든 무엇이든 간에 기본적으로 국민을 위한 수단이고 도구이고 분야이지 않습니까.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되는 거죠. 거꾸로 정치가 국민을 통제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오히려 우리 교회는 시민, 시민 사회가 정치를 통제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시민 의식, 책임 있는 주인 의식을 가져야 되겠고 개인으로서는 그 시민의식을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동체에서는. 적극적으로 건전한 시민 사회를 형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요.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아예 ‘복음의 기쁨’이나 ‘찬미 받으소서’ 같은 권고나 회칙을 통해서 시민과 시민 사회가 정치 및 정치 분야의 압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정치 및 정치 분야는 권력의 유혹에 빠져서 시민과 공동체의 이해보다는 자기들의 이해를 우선 추구할 우려가 있다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시거든요. 이번 기회에 좀 시민 의식, 건전한 시민 사회를 형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이신 박동호 신부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출처: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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