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신자들의 주일 미사 참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교구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지역 본당 공동체들의 성사 생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자칫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낳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국민적 위급 상황에 해당하는 부득이한 경우, 신자들은 주일 미사 참여의 의무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묵주 기도·성경 봉독·선행 규정 준수
한국 교회는 이처럼 ‘부득이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신자들이 주일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대송(代誦)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다. 주교회의가 제정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74조 4항은 “미사나 공소 예절에도 참례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대신에 묵주 기도, 성서 봉독, 선행 등으로 그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주교단은 2014년 봄 정기총회를 통해 묵주기도 5단을 바치거나, 해당 주일의 복음과 독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작은 희생과 봉사 활동으로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지키지 못해 죄의식으로 방황하거나 무조건 고해성사에 임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한 배려 조치이기도 하다. 과거 대송 방법의 하나였던 ‘주님의 기도 33번 바치기’는 현재 대송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처럼 공동체 전례와 성사 생활이 위협을 받는 상황 속에서 각 교구도 신자 보호를 위해 관련 지침을 내놓음에 따라, 대송에 대한 신자들의 명확한 이해도 필요해졌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신자들이나 혹은 의심 증세가 있는 이들은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주일 미사 참여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개인 혹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윤종식(가톨릭대 신학대 전례학 교수) 신부는 “전국 교구와 신심 단체가 대부분 집회 활동과 행사를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는 교회 공동체 활동이 위협받는 부득이한 재해에 해당한다”며 “주일 미사 참여 의무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면 각 가정에서 대송 규정을 잘 숙지하고 ‘개별 영신 생활’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신앙생활 위축 경계해야
윤 신부는 아울러 “대신 본당 사목자와 수도자는 미사 참여를 못 하는 신자들에게 메시지나 SNS로 주일 강론 말씀을 전송해주고, 신자들은 대송과 함께 가톨릭평화방송TV 미사 시청이나 가톨릭평화신문 등을 활용해 주일 복음 말씀을 되새기고자 노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대송이 주일 미사 참여의 의무를 온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피치 못하게 발생한 현 상황에서 대송을 포함한 다양한 개별 노력이 신앙생활을 지키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기자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