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송파 세 모녀와 성북구 네 모녀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이웃들의 사연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요.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이웃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유은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0년 새해가 밝았지만 대데레사 씨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홀로 딸 아이를 키우던 대데레사 씨는 지난해 9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단란했던 모녀의 가정은 지난 넉 달 동안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매달 200만원 씩 나가는 병원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쌓이고 있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딸은 친척 집에 맡겨졌습니다.
친정 어머니가 보증금을 빼서 급한 불을 껐지만, 기약 없는 병원 살이에 눈 앞이 깜깜한 상황입니다.
정부의 지원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10년 전부터 따로 살기 시작했지만, 아직 서류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
성당 교우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다연 미카엘라 / 대데레사 씨 성당 친구>
집안의 가장이 서류상으로는 가장이 되어 있어도 가장이 아닌 거잖아요. 아이를 돌보지도 않고 와이프를 돌보지도 않는 서류상으로만 되어 있는 거고. 그래서 나라에서 정부에서도 신랑이 있고 가장이 있으니까 아무 지원도 못 받고 ...
보건복지부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2022년까지 부양의무자 완전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발굴에도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구멍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반짝 주목을 받고 다시 잊혀지는 현실.
복지 사각지대 문제, 더 깊고 더 촘촘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cpbc 유은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