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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청빈과 흠 없는 삶으로 살아온 한 젊은 사제의 사목일기 - 故강희재(요셉) 신부, 유고집 출간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9-03-26 조회수 : 2016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Fiat mihi secundum Verbum tuum' (루카 1, 38)


   “그렇게 끊임없이 사람과 부딪히면서 생각과 태도가 완곡해져 갔습니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하느님의 사랑 안에 있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에 갇혀 무력해진 채 주저앉게 되는데도 말입니다.”


   매곡성당 강당에 한 편의 고백의 목소리가 낭독됐다. 사제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내면의 울림이 출판기념회에 함께한 교우들의 마음에 고요하게 퍼져 나갔다.


   아버지 신부가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신부를 위해 손수 유고집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선종 1주기를 앞두고 故강희재(요셉) 신부의 유고집 출판기념회가 23일(토) 오후, 고인이 주임 신부로 사목했던 제2대리구 매곡 성당에서 열렸다.


   고인의 아버지 신부인 최중인(아우구스티노) 신부는 출판기념회 취지와 인사말에서, “강희재 신부 선종 후 신부가 생전 써왔던 글을 읽어보며, 비록 아들 신부지만 그의 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고, “강신부의 글을 읽음으로써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고, 하루하루 묵상과 삶의 지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판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유고집의 제목은 강희재 신부의 서품 상본 문구에서 따왔다.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내용은 고인이 매곡 본당에서 사목하던 2012년 4월부터 약 1년 간 본당 홈페이지에 올렸던 강론으로, 신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정리했다.


   출판기념회를 주최한 매곡 본당 주임 김태완(바오로) 신부는 “늘 교회와 교구를 생각했던 신부,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과 어린아이들을 각별히 사랑했던 신부, 옳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던 신부,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단어와 표현들이 담긴 강론으로 신자들과 소통하였던 신부로 기억된다며 예상치 못한 이별의 시간을 다시금 떠올리면 가슴이 요동치며 아파온다.”고 회상했다.

   또한, “우리가 느끼는 이런 복잡하고 무한한 감정과 생각들을 ‘글’이라는 제한적인 매체를 통해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강 신부의 강론을 추려 담은 책을 통해 그 마음과 생각들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고인과 교구 복음화국에서 함께 사목했던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행사에 함께하며, “정성과 열정을 다해 일하던 형제요 동료였던 강 신부의 삶을 기억하면 흔적이 너무 커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 주교는 “교구에서 특정 신부의 유고집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교회를 사랑하고 교우를 사랑한 고인의 마음과 삶의 영성이 우리 마음속에 남을 아름다운 유고집을 남겼다. 이 책을 통해서 이 시대에 함께 했던 강 신부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족을 대표해서는 강 신부의 친형인 강희승(바오로) 씨가 고마움을 전하고, “동생 신부의 삶은 짧았지만, 열정적인 사제의 생활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사랑이 되고 교우 분들의 사랑을 받고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동생이 떠난 빈자리는 아쉽지만 교우 여러분들이 채워주시고 언제나 기억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특별히 출판된 유고집을 고인과 친분이 있던 신자들이 직접 낭독에 나서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직접 유고집을 낭독한 일부 교우들은 고인이 된 강 신부의 청빈과 겸손한 삶을 기억하다 울먹이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출판기념회가 진행된 매곡 성당 강당은 고인을 추모하는 열기로 더욱 숙연해졌다.


   유고집은 최중인 신부가 전액 후원하여 총 2,000부를 발간하였으며, 판매 수익금 전액은 강 신부와 가족의 뜻에 따라 전액 장학기금으로 조성된다.


   책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은 초지동 본당으로 연락하면 된다. (☎ 031-475-2004, 010-9532-7024)


   한편, 2018년 3월 28일 선종한 강희재 신부의 선종 1주기 추모 미사는 오는 28일(목) 오전 10시 30분, 미리내성지에서 봉헌된다.


서기수 루치아노 수원교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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