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염에 정신건강에도 적색 신호가 켜졌다. 심리·정신적 어려움은 신앙생활의 어려움으로도 이어진다. 마음 속 고통을 혼자 참기보다 교구 내 설치된 심리상담시설을 이용해 심리적인 치유도 얻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회복하면 어떨까.
연일 기승을 부리는 폭염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의 14.6%가 폭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폭염에 영향을 받은 정신질환은 불안이 31.6%로 가장 비율이 컸다. 치매 20.5%, 조현병 19.2%, 우울증 11.6% 등이 그 다음을 이었다. 폭염은 정서적·신체적 불편을 가져오고, 높은 기온과 습도는 우울증을 발생시킨다. 연구팀은 특히 적응력과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이 더 위험하다고 전한다.
이렇게 생긴 심리적 문제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신앙생활에도 장애를 가져온다.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생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사고가 신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안산생명센터 상담소 이기상(요셉) 심리상담사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 부정적 생각이 가득할 때는 교리의 긍정적 측면을 보지 못하고 신앙의 본질을 잘 보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상담을 통해 긍정적 사고를 갖게 되면 신앙생활 역시 긍정적으로 할 수 있어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교구 내 여러 기관들은 이런 신자들의 심리·정신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상담소를 설치하고 신자들을 돕고 있다. 교회 기관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시설은 영성적으로도 도움이 돼 신앙심이 있는 신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시설들이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담사들 역시 신앙을 가진 신자들이기 때문에 신앙을 바탕으로 한 심리상담이 가능하다. 대건청소년상담소나 성라파엘심리상담센터의 경우 한국가톨릭심리상담학회에서 자격증을 받은 가톨릭심리상담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제2대리구 분당성루카본당이 운영하는 영적상담실은 일반 심리상담을 넘어 신자 개개인이 내면을 올바로 형성하고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도록 영적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소들은 단순히 심리상담에 그치지 않고 폭력 등으로 위기상황을 겪는 이들이나, 특수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전문기관이나 교회기관에 연계하는 체계도 갖춰져 있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라면 언제든지 도움 받을 수 있다.
성라파엘심리상담센터 김은희(안나) 센터장은 “상담센터가 성당 안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상담을 오면서 기도하고, 또 미사시간에 맞춰 미사를 드리는 상담자들이 많다”면서 “교회 내 상담시설은 영성과 심리적인 치유가 복합적으로 이뤄질 뿐 아니라 신자들이 신앙이라는 바탕과 뿌리로 의지할 수 있어 외부기관보다도 치유효과가 빠른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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