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술프리치오와 로메로 대주교 등 10월 14일 시성
‘옆집의 성인’ 같은 이탈리아 젊은이가 오는 10월 14일 바티칸에서 바오로 6세 교황,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등과 함께 성인품에 오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우한 환경에서도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다 19살에 숨진 복자 눈치오 술프리치오(Nunzio Sulprizio, 1817~1836)를 성인으로 선포해 젊은이들의 신앙 모범으로 제시하겠다고 19일 추기경회의에서 밝혔다.
‘옆집의 성인’은 교황이 최근 발표한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에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거룩하게 살아가는 신앙인을 지칭한 신조어다. 무한한 사랑으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열심히 일해 가정을 부양하는 사람들, 투병 중인 환우들, 한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노(老) 수도자에게서 “투쟁하는 교회의 성덕을 본다”(7항)며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이들을 ‘옆집의 성인들’이라고 불렀다.
이른 나이에 부모를 잃은 술프리치오는 삼촌 집에 얹혀사는 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성질이 포악한 삼촌은 툭하면 불쌍한 조카를 때리고 학대했다. 급기야 심하게 매를 맞아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가 됐다. 그럼에는 그는 비관의 늪에 빠지지 않고 자신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에게 삶의 기쁨을 선사했다. 삶의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고 미약한 힘으로나마 늘 타인을 도우며 살았다. 그래서 별명이 ‘절름발이 꼬마 성인’이었다.
그는 골육종에 걸려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병자성사를 주러 온 신부에게 “기뻐하세요. 제가 하늘나라에 가면 거기서 신부님을 도울게요”라고 말했다. 그가 눈을 감자 장미 향이 나면서 뒤틀렸던 몸이 아름답게 펴졌다고 주위 사람들이 증언했다.
1963년 바오로 6세 교황은 그를 복자로 선포하면서 “술프리치오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증언한다. 젊음을 자유로운 열정과 퇴폐적 비관, 해로운 이기주의로 간주하면 안 된다. 젊음은 은총이자 기회라고 그는 외친다”고 말했다.
그의 시복식을 주례한 바오로 6세 교황이 오는 10월 그와 한날한시에 성인 반열에 드는 것도 흥미롭다. 시성식이 예정된 10월 14일은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소집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회기 중이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출처_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28271&path=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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