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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30 조회수 : 637

하느님의 부르심에 우리는 응답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고 있을까요? 하느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도 몰라서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자기가 늘 하던 것의 범주 내에서만 우리는 기도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 범주에서 벗어나는 부르심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복음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지요.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부자 청년은 돈 많은 풍요라는 자기 범주 안에서 주님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부르심은 그렇지 않았지요. 주님께서는 자기 범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즉, 자기가 늘 하던 범주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자기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제대로 따를 수 있었습니다. 나보다 주님이 더 중요한 사람만이 제대로 응답할 수 있는 주님의 부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무조건 지키고 남는 여력으로만 주님의 부르심을 따르겠다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분의 부르심을 온전하게 따르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것입니다.

 

자기에게 급한 어떤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도와주면 빠르게 일을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했습니다. 자기의 모든 일을 제쳐두고 나의 어려움에 함께하는 친구가 좋습니까? 아니면 자기 일 먼저 하고 나서 여력이 되면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친구가 좋습니까? 이처럼 주님의 부르심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과연 나의 응답을 통해 주님과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오늘 우리는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을 지냅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베드로 사도의 동생으로, 복음에도 나오듯이 형 베드로와 함께 고기잡이하는 어부였습니다. 그날도 이 두 형제는 호수에서 어망을 던지고 있었지요.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9)

 

이번 달 초에 사목회장님을 새롭게 뽑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조언을 들어서 사목회장님 하시면 괜찮겠다고 생각되는 분에게 사목회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솔직히 거절하시면 어떻게 설득할까도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우였습니다. 이분께서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그물을 버리고 따랐던 제자들의 모습에 주님께서도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지금도 우리에게는 그분의 부르심이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내 일이 먼저라고 하면서 그 부르심을 뒤로 미루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오늘의 명언: 진심을 담아 들여다보면 세상이 무너져도 변하지 않을 사랑을 읽을 수 있다(하윤재).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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