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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09 조회수 : 598

마태오 15,21-28 
 
부스러기라도 감사할 때 빵도 받는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가나안 여인의 딸을 치유해주는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예상외로 가나안 여인에게 불친절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하십니다.
이에 가나안 여인은 자신의 믿음을 이렇게 보여줍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자존심도 없나?’란 생각이 드는 대답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존심을 버리는 것이 믿음이라고 하십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믿음이 있어야 바라는 대로 됩니다.
믿음도 없이 바라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그 믿음은 바로 주님께서 주시는 것의 부스러기라도 바라는 겸손에서 나옵니다.
나를 믿음이 하느님을 믿지 않음이고 하느님을 믿음이 나를 믿지 않음입니다.  
 
‘포크포크’엔 ‘모두가 거부한 아이 입양한 여성. 20년 뒤 놀라운 운명 마주해’란 동영상이 있습니다.
한 여성이 모두가 싫어하는 아이를 입양하게 됩니다.
잉게보르는 수년간 125명의 위탁 아동을 보살펴왔습니다.
조던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잉게보르는 조던을 입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조던의 생모는 백인이 흑인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자기 아들이 잉게보르에게
입양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흑인 남자아이를 입양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결국 4년이 지나서야 잉게보르는 조던을 입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잉게보르와 조던은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친 모자와 다를 바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20년이 지난 뒤, 잉게보르는 어느 날부턴가 복부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고 의사는 너무 늦어서 신장을 이식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신장을 줄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잉게보르가 모든 것을 놓고 주저앉으려는 순간 조던이 어머니 몰래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이식할 수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의사는 조던이 친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던은 끝까지 주장하였고 의사들이 맞춰본 결과 놀랍게도 조던의 신장은 어머니 것과 정확히 일치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조던 것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미 조던의 마음은 굳어있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제게 모든 것을 주셨잖아요.
이제 제가 돌려드릴 때가 됐어요. 이 모든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은 그 안에 나에게 꼭 필요한 더 큰 생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은 생명을 무시하며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청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만약 자수성가한 부자가 걸어 다니다가 길에 떨어진 10원이 있으면 주울까요, 줍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제가 읽고 본 내용들을 종합하면 그들은 반드시 그 돈을 줍습니다.
돈은 하늘이 주시는 것인데, 그 작은 것을 대하는 자세가 큰 것을 대하는 자세가 되기 때문입니다.
부자들은 하나 같이 적은 돈을 소중히 여기라고 합니다.
천 원짜리도 다리미로 다려서 빳빳한 장지갑에 넣고 다니라고 합니다.
돈도 하나의 인격체라 자기 새끼에게 잘못하는 사람에게 가려 하지 않습니다. 
 
어느 분이 자신의 회사 앞에 있는 거지에게 조금 큰돈을 주었더니 그가 벌떡 일어나서 잔돈을 버리고 가더라는 것입니다.
그분은 그래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은총도 마찬가집니다.
작은 은총을 별것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에게 큰 은총을 주실 리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받은 것에 항상 감사합시다.
그리고 혹시 작은 은총을 무시해버리지 않는지 살펴봅시다. 
 
저도 더 많은 신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는 하지만, 아직 요양원에 계신 분들을 다 챙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우리 지역 요양원을 조사하여 신자들을 찾아내어 하루 따로 시간을 내서 봉성체를 하려고 합니다. 
 
이미 집에서 봉성체 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가장 작고 약하고 힘없고 소외된 분들 먼저 챙기지 않으면서 더 많은 신자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은총을 청하면서 그것과 관련된 작은 것들은 무시하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겸손하게 부스러기부터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부스러기를 잘 챙기는 우리를 보며 주님께서 큰 빵 덩어리 하나를 주지 않으실 리 없습니다.
작은 것에 감사할 때 큰 것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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