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26-38
언제나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았던 마리아!
여러분들 혹시 누군가로부터 그냥 사랑이 아니라 총애(寵愛), 그러니까 각별한 사랑을 받아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데 가브리엘 천사의 메시지에 따르면 나자렛의 마리아는 하느님으로부터 총애를 받았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다른 누구도 아닌 하느님으로부터 총애를 받다니, 마리아는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고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마리아가 하느님으로부터 총애를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그녀가 지니고 있었던 한결같은 겸손의 덕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우리 하느님은 참 묘하신 분이십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내가 하루에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는 줄 알아?
내가 사순시기를 맞아 얼마나 많은 보속과 참회, 자선을 행하는 지 알아?’ 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서는 추상같은 불벼락을 내리십니다.
“너희 이 위선자들아! 독사의 족속들아, 회칠한 무덤들아!”
그러나 언제나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았던 마리아였습니다.
마리아 자신이 탄생하실 메시아께서 머무르실 거처요 궁방으로 간택 받았지만, 스스로를 향해 언제나 주님의 비천한 종일뿐이라는 신원 의식을 마음 깊이 간직했던 마리아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한사코 자신을 낮추는 마리아를 절대로 그냥 두지 않으십니다.
그녀를 총애하시고 애지중지하십니다. 그녀를 높이 높이 들어 올리십니다.
그녀에게 화려한 옷을 입혀주시고 찬란한 왕관을 씌워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사도들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인류의 어머니로 격상시키십니다.
놀랍게도 거기에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마침내 마리아를 하늘의 어머니, 하늘의 여왕으로 임명하십니다.
그런 놀라운 변화의 첫 출발은 마리아의 지극한 겸손이었습니다.
그녀의 용기 있는 순명이었습니다.
겨자씨만큼 작은 신앙, 그러나 무럭무럭 성장해나간 신앙이었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복음 1장 38절)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