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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05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5 조회수 : 418

오늘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주일이다. 예수님의 얼굴이 해와 같이 빛나고 그의 옷이 빛과 같이 눈부시다든지,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고, 구름이 그들을 덮고,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 소리를 듣고, 제자들이 두려워서 땅에 엎드린다든가, 예수께서 그들을 어루만지시며 두려워 말고 일어나라고 하시는 장면이다. 이 영광스러운 모습은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기서 모세와 엘리야까지도 그 나라의 구성원이 되고 있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것을 포용하시며 완성하시는 분이시다. 하늘로부터 나오는 음성은 예수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 모든 영광을 보여주시고도 부활하시기 전까지는 함구하기를 명하신다(9절 참조). 왜 그랬을까? 그것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은 예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부활의 신비를 미리 보여주시는 것으로서, 부활체험을 통해서만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즉 영광스러운 예수님의 모습은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하는 수난을 통해, 고통받는 종으로서의 사명을 완수한 다음에 얻게 되는 영광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제자들은 오직 파스카의 체험을 통해서만이 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마 당시에는 제자들도 알아듣기 어려웠을 것이고 지금의 우리에게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들(이사 42,1 참조)이라고 하시면서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 하신다. 여기서 듣는다는 말은 신앙의 빛으로 그리스도를 겸손과 영광 그리고 죽기까지 당한 수난과 부활의 신비를 함께 지니고 계시는 분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분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듣는다는 말은 다시 체험하다, 다시 산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것으로 사순절의 의미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창세기에서는 아브라함의 소명을 통해 같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아브라함은 하늘로부터 오는 말씀을 들을 줄 알았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날 수 있었다. 우리도 아브라함의 모범을 따라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 3,13). 신앙만이 미래에 대한 열쇠를 가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변모에서 찬란히 빛났던 그 빛이 이제는 모든 이에게 불멸의 생명을 가져다주는 그분의 복음을 통하여 빛나고 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신비가, 그리스도인들이 항상 살아있는 하느님 말씀의 빛으로 끊임없이 변화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내가 변화하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함으로써 이루어 가야 한다. 나 자신이 변화하려고 하는 각고의 노력이 없이는 부활의 영광을 기대할 수도 없고, 체험할 수도 없다. 우리 모두 그분의 말씀을 잘 들으며, 살아가며 주님의 부활 영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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