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야말로 사면초가, 사방이 높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갈 구멍 하나 없어
힘겨워 하시는 몇 명 형제님들과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였습니다.
마음이 너무 착해서, 약삭빠르지 못해서 갖은 괴로움을 홀로 떠안고 가는 순박한 형제들의 눈망울 앞에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그저 힘들 내시라고, 언젠가 이 시련의 끝이 있을 것이라고, 기도하겠노라는 말씀밖에 드리지 못했습니다.
겨우 오늘 복음 말씀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더 간절히, 더 열렬히 기도해보자고 초대했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오 복음 7장 7~8절)
여러 가지 이유로 사면초가에 몰린 분들, ‘더 이상 갈 곳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부디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온 몸을 바쳐, 목숨을 걸고 한번 기도해보십시오.
나 혼자만의 기도로 부족할 것 같으면 ‘기도부대’를 동원하십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워하지 마시고 기도를 부탁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틈만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늘 외치십니다.
“부디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그리고 기도로만 끝내서는 안됩니다.
실생활 안으로 들어오면 최선을 다해 현실에 맞부딪쳐보십시오.
반드시 은총의 하느님께서는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좌절과 고통의 끝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실 것입니다.
‘ 청하여라’ ‘찾아라’ ‘두드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과연 무엇을 청할까, 무엇을 찾을까,
무엇 때문에 두드릴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때로 우리의 기도 지향, 어쩔 수 없이 자기중심적입니다.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런 모습이기도 하지요.
우선 ‘나’의 만사형통, 내 가족의 안녕, 우리 가문의 번성, 우리 고장의 발전이 이루어져야만, 이웃 봉사도 가능하고, 보다 나은 세상 건설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의 기도 지향이 너무나 극단적 이기주의로 치닫기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가 바치는 기도는 기도라기보다 강요입니다.
하느님을 깎아내리는 행위입니다.
더 나아가서 하느님을 떠보고, 하느님을 모욕하는 기도도 아닌 기도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기도지향은 어떠해야 할까요?
무엇을 청할까요?
무엇을 찾을까요?
무엇을 위해 두드릴까요?
다른 무엇에 앞서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 땅 위에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비극이 없는, 더 이상의 무자비한 폭력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더 이상 굶주리지 않는, 더 이상 피눈물 흘리지 않는 정의로운 세상, 공평한 세상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육에 매몰된 세상이 아니라 영으로 무장되었기에 건강하고 건전한 세상의 도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런 기도는 하느님께서 그 자리에서 즉시 들어주실 제대로 된 청원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는 하느님께서 산 제물로 기쁘게 받으실 가장 바람직한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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