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3월 0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1 조회수 : 402

어느 형제님을 만났는데, 하느님께서 자기 청원을 전혀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불평하십니다. 정말 열심히 되풀이해서 기도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기도의 내용을 여쭤보니,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높은 지위를 탐한 것도 아닌데, 사랑의 마음을 달라는 청원을 들어주시지 않을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형제님께서는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할 수 없었고, 그와 함께 있는 것조차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미움의 마음이 가득하니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랑의 마음을 청했던 것인데, 그 마음이 도저히 생기지 않으니 하느님께서 혹시 사랑의 실천을 원하시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의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분의 청원을 전혀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청원을 들어주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성실성을 헤어린 뒤의 일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 목적을 달성할 힘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는, 입으로 내뱉는 말로써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바람이 얼마나 진실한지에 따라 판단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청원이 들어져야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을 체험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기 청원이 이루어졌는가를 떠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나의 성실성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성실성을 가지고 노력할 때, 하느님께 드린 청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즉, 하느님의 표징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의 성실성이 우선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을 향해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계속해서 표징을 보여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래야 믿을 수 있다고, 그래야 당신을 따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미 많은 표징을 보여주었습니다. 빵의 기적도 있고, 많은 병자를 고쳐주셨습니다. 또 마귀도 쫓아내셨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당신의 표징으로 드러내셨습니다. 그럼에도 믿지 않았습니다. 믿음으로 자신의 성실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성실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표징만 보여달라고 청했던 것입니다.

많은 청원 기도를 하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갖고 자기 성실성을 드러낼 수 있는 모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표징은 자기 성실성에서 환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