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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13 조회수 : 1123
직장에서 무척 엄격하고 무서운 형제님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성격이 참 더럽다’라는 말을 직장 동료들이 뒤에서 많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 이 형제님이 드디어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은 아주 잘하지만, 화를 많이 내는 직장 상사의 은퇴 소식에 모두 좋아했습니다. 

이 형제님은 은퇴 후 가죽공예를 배웠고 후에 공방까지 열었습니다. 그런데 공방에 다니는 사람들의 이 형제님에 대한 평가가 이상합니다. 화를 전혀 내지 않고 언제나 다정다감한 유쾌한 ‘천사’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전 직장 동료들은 이 형제님에게 왜 이렇게 성격이 변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형제님은 “내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그래.”라고 웃으며 답하시는 것입니다. 

화를 내는 이유는 주로 하기 싫은 일, 마음에 들지 않는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 마음에 드는 일을 하게 되면, 화를 낼 수 있는 조건에서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어떤 조건도 좋기 때문입니다. 

만약 화가 많은 자신이라면 그 이유를 찾아봐야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어떻게 마음에 드는 일로 바꿀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세상의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물질적인 만족으로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의 길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일인데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의 행복 선언입니다. 마태오 복음은 8가지의 행복을 이야기하지만, 루카 복음은 4가지 행복론에 짝지어 4가지 불행론이 뒤따릅니다. 루카 복음의 행복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우는 사람, 그리고 박해받는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행복해 보이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는 주님을 따르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가난을 받아들이고, 굶주릴 수 있고, 울 수 있고, 박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하기 싫은 일, 마음에 들지 않는 환경이라고 불평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따른다는 것을 좋은 일, 마음에 드는 일로 받아들이기에 행복합니다. 

제1 독서에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예레 17,7)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행복은 어디에서든 얻을 수 있습니다. 가난하다고 불행하지 않으며, 굶주리고 있다고 불행하지 않으며, 운다고 불행하지 않으며, 박해받고 있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습니다. 특히 주님과 함께하는 삶이라면 무조건 행복합니다. 하늘에서 받게 될 상이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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