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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06 조회수 : 1128

“신부님께서 열심히 책 읽으면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 말 듣고 몇 년 동안 열심히 책을 읽었지만, 도대체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예전에 저 스스로 책을 읽으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내용의 강의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강의를 들었던 분의 하소연입니다. 그래서 “책을 얼마나 읽고 계시는데요?”라고 묻자, “1년에 50권 정도 읽습니다.”라고 답하시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2021년에 320권 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 50권은 한참 부족한 양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분에게 50권은 너무나 많은 양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예 읽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히 변화가 있었겠지만, 더 큰 변화를 원하셨는지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저 역시 32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하느님의 뜻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다 아시는 하느님께 저의 지식은 얼마나 보잘것없어 보이겠습니까? 종종 자신이 최고의 노력을 하는데도 성과가 없다는 분을 만납니다. 자기 관점에서는 최고의 노력이겠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더 할 수는 없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자신을 합리화시키고 외부에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됩니다. 변화의 주체는 외부가 아닌, 바로 ‘나’입니다. 

사람들에게 더 많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주기 위해서는 함께 할 일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직접 제자들을 뽑으셔야 했기에,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베드로와 그 동업자를 부르십니다. 여기서 시몬 베드로는 놀라운 체험을 합니다. 

밤새 아무것도 잡지 못했던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전문 어부이기에 이미 깊은 데에서 그물을 내리지 않았었을까요? 더군다나 밤새 고기를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했을까요? 그러나 예수님 말씀에 순명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를 잡게 되었지요. 예수님을 통해 자기 자신을 깨닫습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제2독서에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해서 자격조차 없는 몸이었지만 사도가 되었다고 하면서, 자격 운운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선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우리에게 전합니다. 베드로도 죄 많은 사람임을 알고 있지만,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떠납니다. 

자격 운운한다는 것, 능력과 재주가 없다는 것, 주변 상황에 대한 불평불만을 하는 것 등의 말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 뜻에 맞게 사는 노력만이 제대로 응답하며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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