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월 2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29 조회수 : 981

어느 프로 권투 선수의 전적이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다면 어떨까요? 권투로 재능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권투보다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낫다는 소리도 많이 들을 것입니다. 

영국의 피터 버클리라는 권투 선수가 있습니다. 그는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권투를 했습니다. 300회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전적은 300전 4승 256패 12무였습니다. 심지어 5년 동안 88연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기자가 계속 권투를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릴 적 나는 걸핏하면 말썽을 부려 경찰을 애먹였습니다. 그런 제가 권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했습니다. 권투는 제 삶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그에게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날마다 꾸준히 연습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그의 마음이 비록 패배로만 가득한 그의 전적이었지만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승리만 인정하는 곳으로 비칩니다. 그러나 세상의 승리가 진정한 승리일까요? 

예수님과 제자들을 태운 배가 호수 한가운데 왔을 때 갑자기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쳤습니다. 배는 고깃배고, 이 배에 탄 사람 중에는 어부가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어부들은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갈릴래아 호수에는 가을에 이런 돌풍이 자주 불어 닥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정신없는 가운데에서도 태연하게 주무시고 계십니다. 복음서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주무셨다는 기사가 여기에만 나옵니다. 전교 생활의 고달픔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어부였던 제자들은 돌풍이 절망적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깨워서 살려달라고 청합니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라고 말씀하셨고, 곧바로 고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제자들의 믿음 없음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왜 믿음이 없는 사람처럼 무서워하느냐는 뜻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주님께서 함께 계시면 절대로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면서,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라는 말씀만으로도 모든 상황이 정리될 것을 굳게 믿습니다. 

주님께 굳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실패와 절망이지만, 그 안에서도 기쁨과 만족을 체험하게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