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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3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0-31 조회수 : 1294

율법의 근본정신은 사랑 


[말씀]

■ 제1독서(다니 6,2-6)

기원전 8세기와 6세기 사이에 신명기계 학자들이 신명기와 신명기계 역사서를 저술하고자 했을 때, 이들은 우선 이스라엘 백성의 과거 역사가 시나이산에서 체결된 계약과 계약법을 철저하게 망각한 역사였음을 통감하고서 모세의 유훈(遺訓) 형식으로 이를 다시금 강조하기에 이른다. 특히 이들은 모세의 율법 가운데 인간의 마음 저 깊은 곳에 자리함으로써 인간을 인간답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바로 그 인간에게 생명을 선사하는 사랑의 법을 역설한다.


■ 제2독서(히브 7,23-28)

신약의 제사는 구약의 제사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히브리서 저자는 그리스도께서 몸소 제물이 되어 올리신 신약의 제사를 성부와 인간에 대한 당신 사랑을 온전히 드러내신 완전한 제사로 규정한다. 이 제사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할 수 있는 그런 제사가 아니라 영원성을 특징으로 하는 제사이다. 그리스도는 “늘 살아 계신” 영원한 중개자, “거룩하시고 순수하시고 순결하시고 하늘보다 더 높으신” 대사제이시며, 온전한 사랑과 순명으로 성부께서 진정 원하시는 제사를 올리신 분이기 때문이다.


■ 복음(마르 12,28-34)

복음서에서 흔히 그리스도의 논쟁 대상으로 등장하는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오늘 복음에서는 예외적으로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은”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율법학자는 모세 율법의 핵심은 사랑 실천에 있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율법을 따르는 삶은 결국 구체적인 사랑 실천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고백을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 그러나 이웃 사랑과 떼어서는 한치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 율법의 존재 이유이며, 율법학자는 바로 이를 깨닫고 실천했기에 구원에 가까이 다가서 있다.

      

[새김]

■ 하느님은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이스라엘을 당신 백성으로 선택하신 분이기에 그분이 내리시는 말씀은 그 내용이 어떠하든 사랑의 말씀일 수밖에 없다. 당신 사랑이 담긴 이 말씀이 결국 보다 전문화된 용어인 ‘율법’으로 발전되었다 하더라도 그 근본정신까지 바뀔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율법의 근본정신이며, 이는 이미 구약성경의 저자들이 수없이 되풀이하여 강조해 왔던 가르침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법의 근본정신을 망각한 채 문자로서의 법 준수만으로 만족했다는 점일 것이다.


■ “첫째가는 계명”에 대한 율법학자의 질문 앞에서 그리스도는 잊혀 왔던 법의 정신을 기초로 응답하신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으뜸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똑같이 사랑하시는 이웃 사랑이 그다음이라는 말씀 속에서 우리는 이웃과 자연 사랑을 통하여 하느님 사랑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접한다.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그리스도, 당신 자신을 제물로 삼아 세상 구원을 이루신 그리스도의 말씀과 모범을 따라 이웃과 자연 사랑으로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하루빨리 건설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뛰어가자.

교우 여러분,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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