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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0-25 조회수 : 1504

16세기 중세 때 여성의 지위는 정말로 형편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9살의 어느 소녀가 강간 사건의 피해자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가해자는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성범죄를 당한 여성이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서는 고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온전한 정신으로 자신의 말이 진실임을 외칠 수 있어야 진정한 피해자라고 판사가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고문이 별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부러뜨리는 고문이었습니다. 마취 없이 멀쩡한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부러뜨리는 것이 괜찮았겠습니까? 이를 이겨내야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인정해줬습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여성인 피해자는 몸도 마음도 망가지지만, 남자는 오랜 재판 끝에 가벼운 선고를 받고 이마저도 얼마 못 가서 사면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중세 때에도 이러했으니 예수님 시대에는 어떠했을까요? 여자를 사람으로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성에 예수님께서는 정말로 기가 막혔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를 고쳐 주십니다. 그런데 그날이 안식일이었지요. 이 안식일에 치유행위를 했다면서 회당장이 분개하며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루카 13,14)

이 회당장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엿새 동안 열심히 일하면 되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이유로 곧바로 치유될 수 있는 여자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여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율법의 기본 정신은 ‘사랑’이기에,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절대로 율법을 어기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안식일 법을 지키겠다고, 이날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해도 안 뜨고, 산소도 없어지고, 물도 없다면?

여성에 대한 폭력성으로 인해, 이 회당장은 율법의 기본 정신인 사랑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우리도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폭력을 사람들에게 휘두른다면, 그 자리에 주님의 사랑이 있을 수 없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면, 모든 폭력을 버리고 지금 즉시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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