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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0-10 조회수 : 1126

나눔과 포기로 슬기로운 삶을! 


[말씀]

■ 제1독서(지혜 7,7-11)

시나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인간 실존의 바탕을 이루는 진정한 자유, 해방에로 초대받았으나, 이 백성은 기나긴 역사를 통해서 이 호소를 망각한 채 자신의 행복을 헛된 망상 속에서 추구함으로써 줄곧 환멸만을 체험했다. 긴 역사적 체험의 시간이 지난 다음 기원전 1세기 한 유다인 현자는 신앙인의 삶에서 참된 풍요가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지를 밝힌다. 하느님 바로 그분을 반영하는 ‘지혜’를 통해서만이 인간은 진정한 풍요로움을 맛보며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제2독서(히브 4,12-13)

오늘 독서의 내용에 앞서서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 결핍이 결국 이 백성을 파멸로 이끌어 왔음을 밝힌 바 있는 히브리서 저자는 이제 하느님은 당신의 살아 있는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의 호소를 다시 한번 울려 퍼지게 하시는 분으로 소개한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결정적 전환점을 이루게 될 근본적 선택 앞에 서 있다. 이제 어떤 변명이나 회피는 불가능한 상태이다. 선택 앞에서의 우리의 자세가 바로 우리를 심판할 것이기 때문이다.


■ 복음(마르 10,17-30)

오늘 복음의 부유한 젊은이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잘못된 의식과 행위를 반성한다. 신앙인으로서의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현세적 욕구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안타까운 모습 말이다. 최후의 인간적 성공을 기대하며 지금까지 스승을 따라왔던 제자들에게 그리스도는 그들의 기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역설적 보상을 강조하신다. 고통의 가시밭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박해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갈 수 있을 때만이 이 지상에서는 물론 저 하늘에서도 참 행복, 영원한 생명이 선사될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새김]

■ 율법 생활에 충실했던 젊은이나 지금까지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을 따랐던 제자들의 질문 모두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에 관한 것이다.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과연 가능한 일인가? 불가능하다. 주님은 물론 재물에 얽매여 있던 부자를 비유로 들어 말씀하고 계시지만, 인간에게 구원은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곧 불가능한 일로 선포된다. 그렇다. 인간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인간의 구원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시는 능력을 지니신 하느님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서 구원은 오로지 하느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은총의 결과일 뿐이다.

■ 그렇다면 인간은 그냥 이대로 하느님의 은총의 결과만을 기다리면 된다는 말인가? 이 또한 어림도 없는 일이다. 주님은 분명 젊은이에게는 재물을 나누어주라고 권고하시고 제자들에게는 끝까지 당신을 따르도록 명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인 구원 앞에서 인간은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는 또 다른 가르침이다. 신앙이 실천적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느님께 진정한 지혜를 간청하여 나눔과 포기의 생활로 구원이라는 은총의 선물을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쌓아 나가자.


교우 여러분, 슬기로운 사람만이 나눔과 포기를 즐길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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