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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3일 _ 이성현 모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0-03 조회수 : 769

저는 군종신부로 파견되어 군부대 안에서 살아가면서 당황했던 적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그 첫 번째는 제 첫 소임지 때문인데 많은 군종신부님은 보통 첫 소임을 전방에서 하는 반면저는 소임지가 부산이었습니다부산으로 발령 받고 처음 든 생각은 부산에 육군이 있나?’라는 의문이었습니다두 번째는 지금 부대에서도 늘 겪는 것인데바로 부대를 찾는 일이었습니다군종신부의 사목활동에는 격오지에서 경계근무를 하는 장병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인성교육이 있습니다그런데 이러한 격오지에 위치한 부대를 찾아갈 때 쉽게 찾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보통 군부대는 안보상 네비게이션에 나타나지 않는데이런 격오지에 위치한 부대는 워낙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에 깊은 산중에서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간신히 부대를 찾고 난 후엔 이런 곳에도 군부대가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며 제가 군종신부가 아니었다면 절대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찾으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찾게 되지만그러한 마음이 자리하지 않을 때에는 절대 찾을 수가 없습니다그만큼 마음이라는 것은 강하면서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오늘 복음도 우리에게 이 점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습니다우리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도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기도또 내 옆에 있는 소중한 것을 보기도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현역병으로 군대에 다녀온 이후 군부대는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군생활의 경험이 썩 아름답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군대는 이제 나와 상관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지금은 군종신부로서 힘들고 어려운 여건 가운데에서도 임무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병들을 찾아가서 위로해주고미사와 고해성사를 청하는 용사들이 있을 때면 어디라도 달려가 조그마한 회의실에서라도 옹기종기 앉아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삶을 살다보니 군대를 바라보는 저의 시선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아니정확하게는 저의 마음이 달라졌습니다그리고 삶의 자세 또한 달라짐을 느끼게 됩니다그것은 저의 삶은 이제 군대와 상관없다던 완고한 마음에서 이곳에 저에게 맡겨진 사명이 있다는 생각이 자리한 다음부터 입니다.


교우분들께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내 마음에 어떤 것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는 우리 주변의 것을 놓치기도 하고발견하기도 합니다그 가운데 군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군인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를 위협하는 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 땅을 지키고 있습니다바로 이 마음이 쉽지 않은 군생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입니다.

오늘은 군인주일입니다우리 교우분들께 군대라는 낯선 곳에서 온마음으로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우리 자녀요형제인 군인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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