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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27 조회수 : 674

몇 년 전, 백령도에서 선물 하나를 제게 보내줬습니다. 백령도 홍어가 유명하다면서 보내 주신 것입니다. 문제는 손질되어서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또 삭힌 홍어도 아니었습니다. 생물 홍어 한 마리가 통짜로 온 것입니다. 손질된 홍어만 먹어봤지, 직접 손질을 해야한다고 하니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겨우 손질해서 직원들과 함께 먹을 수 있었지만, 그 뒤 다시는 이런 선물이 오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에야 인터넷 안에 들어가면 모든 요리 레시피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어떠했을까요? 줘도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겠다 싶습니다. 즉, 알아야 잘 먹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도 알아야 제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받았어도 받은 줄 몰라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 큰 시련을 주셨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알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십니까? 줘도 못 받아 먹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느님을 알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도 우리가 하느님을 알 수 있도록,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할지를 말씀하십니다. 즉, 어린이를 받아들여야 주님을 받아들이는 것이 된다고 하십니다. 

지금이야 어린이를 마치 집안의 최고 어른처럼 모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시 어린이는 사회적으로 전혀 인정받지 못한 약자였습니다. 아직 미성숙의 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완전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무시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를 받아들여야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어린이와 같이 사회 안에서 소외당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주님의 이름을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도 막지 말라고 하시지요. 그들 역시 함께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뜻이 마치 주님의 뜻인 것처럼 이웃을 판단하고 단죄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뜻은 모두를 포용하는 사랑이라는 것, 특히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모습이 주님의 뜻을 제대로 따르는 것이고, 이로써 주님께 더 큰 사랑과 은총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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