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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26 조회수 : 693

연중 제26주일

신앙인의 봉사와 참된 권위 


[말씀]

■ 제1독서(민수 11,25-29)

약속의 땅을 향한 여정에서 히브리인들은 점차 조직을 갖추기 시작한다.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었던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하나의 계급제도를 설정하면서, 모세는 하느님의 호소에 응답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은 권한을 부여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행위를 제한하는 것을 거부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모세가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 하고 토로하는 한탄 속에 담긴 의미이다. 


■ 제2독서(야고 5,1-6)

사람이 자기 자신을 드높이려 할 때 내세우는 여러 요소 가운데 우선적인 것은 재물이다. 그러나 이는 얼마나 가련한 일인가! 더욱이 그 재물이 다른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여 얻어낸 결과라면 말이다. “곡식을 벤 일꾼들에게 주지 않고 가로챈 품삯이 소리를 지르고, 곡식을 거두어들인 일꾼들의 아우성이 만군의 주님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썩고 녹슨 재물일 뿐이며, 그것이 바로 그를 고발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  


■ 복음(마르 9,38-43.45.47-48)

사도들은 자신들이 주님으로부터 선택되었다는 사실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행동할 수 있는 배타적인 권리를 주장하고자 한다. 그러기에 주님은 한 번 더 그들의 지나치게 인간적인 관점에 맞서 말씀하신다.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사도단과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행동할 수 있다. 주님은 이들을 모두 부르셨으며, 이 부르심은 절대적인 형태를 취한다. 모든 것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 있을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김]

■ 우리는 신앙인들은 주님을 열심히 찾아 나섰다가도, 재물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지 못해 그분은 물론 주위의 형제들과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들을 체험하고 목격한다. 물질적인 재물이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잘못된 의식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 대한 관심도 엷어지거나 사라진다. 그 정도가 깊어질수록 영적인 가련함은 가중될 뿐이다. 재물만큼이나 권력에 대한 유혹 역시 만만치 않다. 재물과 권력을 통한 모든 안전장치가 구축되었으니, 자신은 이제 ‘비범한 인물’이 되었다 오판하기에 이른다.


■ 이러한 유혹이 종교적 양상을 띠게 될 때, 상황은 그야말로 더욱 심각해진다. 주님의 이름으로 선행을 실천하고 봉사한다고 말하면서, 주님의 자리를 기웃거리거나 넘본 적은 없는가! 봉사를 위해 행사되어야 할 권위가 양보할 수 없는 특권으로 둔갑한다. 그러나 완성을 향해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전진하고 있는 하느님 나라는 각자 특권 의식을 털어 버리고, 경쟁자들, 나아가 적대자들까지도 사랑으로 포용할 때 비로소 보고 느낄 수 있는 나라이다. 특권 의식이라는 함정과 맞서 싸우기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교우 여러분, 권위는 오로지 봉사를 위해 행사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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