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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12 조회수 : 824

신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에 고민이 너무 많았습니다. 신부가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능력 부족 그리고 자질 부족인 저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신부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도 기도하는 시간이 너무 싫었습니다. 공동 기도 시간, 미사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또 신부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도 공부하는 것을 너무 싫어했습니다. 철학, 신학, 성경…. 모두 제게 맞지 않는 옷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고생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런 고민으로 힘들어할 때, 여름방학 중에 혼자 산에 갔습니다. 정상까지는 길을 따라 쉽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하산하는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싶은 것입니다. 숲속으로 들어가 저의 감각만을 믿으면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숲을 헤치며 한참을 내려갔지만, 사람도 보이지 않고 길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자니 그 힘든 길을 다시 간다는 것 자체가 끔찍했습니다. 또 무작정 내려가다가는 길을 잃어서 금방 어두워져서 난처한 일을 당할 것만 같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물소리가 들렸습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니, 이 물길만 쫓아가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습니다. 

하산할 때 들었던 물소리가 주님의 말씀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주님 말씀만 듣고 그 말씀대로 살아간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만두지 않고, 지금 이렇게 신부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기도를 싫어하지 않고, 또 공부를 너무 좋아하는 은총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언하십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반대를 던집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이라는 고통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르 8,33)

주님의 말씀대로 살았어야 했습니다.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니 주님의 뜻이 보이지 않고, 주님의 뜻과 정반대의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일을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사람의 일일까요? 아니면 하느님의 일일까요? 

베드로처럼 자신에게 고통과 시련이 없어야 한다면서 예수님을 붙들고 반박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의 일보다는 사람의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기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진짜 자신의 목숨을 구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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