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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05 조회수 : 885

어떤 사람이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는데 종업원이 물을 자신에게 쏟았습니다.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고, 기분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화를 전혀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환하게 웃으면서 물을 쏟은 종업원을 향해 “괜찮아요. 놀라지 않았어요?”라며 오히려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화부터 내지 않나요?


이분은 성당에 열심히 다니는 신앙인도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분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요? 


글쎄, 그 종업원이 자신의 이상형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던 것입니다. 즉, ‘이만한 일에 격분하지 않고 신사적으로 행동할 줄 아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호감 가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소위 갑질하는 사람의 모습이 종종 인터넷에 나옵니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없습니다. 그와 반대로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모습은 그 마음이 어떤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외적으로는 보기에 분명히 좋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 하나, 주님께 우리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습니까? 주님께 잘 보이기 위해서는 우선 주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절대로 대충 살 수가 없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오늘 복음에서 잘 드러납니다.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오자, 여러 과정을 걸친 행동을 하십니다. 


우선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그리고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고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십니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에파타!”라고 하십니다. 


당신의 전지전능한 힘으로 그냥 치료해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그에게는 이런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스스로 느껴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를 보면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그래서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고, 깨물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런 좋아하는 마음을 아이도 느낍니다. 어떻게 보면 귀찮게 하는 것인데 싫어하지 않습니다. 


주님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이런 과정을 통해서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귀먹고 말 더듬는 병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던 그에게 이렇게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인해 용기를 내어 힘차게 살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일상 삶 안에서 느껴보십시오. 함부로 살 수 없습니다. 주님께 잘 보여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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