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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8-30 조회수 : 1148
대학교 교수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안 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노력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시간만 보내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때는 정말 다들 열심히 공부했는데….”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저는 일반 대학이 아니라 신학 대학에 들어갔기에 일반 대학교 분위기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 때의 교수 신부님께서도 “너희들 지독하게 공부 안 한다.”라고 자주 말씀하셨거든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서, 일반 대학생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공부 안 한다고 자주 혼내셨습니다.

늘 자기 관점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긴 운전자들에게 자신의 운전실력이 어떤지를 질문하면 대부분 다른 운전자에 비해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자기 관점에서 옳고 그른 것을 보려 하고, 그 입장을 가지고서 다른 이들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 역시 나는 옳고 예수님은 틀렸다는 생각으로 그런 단죄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 생각이 정답이었을까요? 큰 잘못이었고 후회할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을 찾아가십니다. 그리고 회당에서 하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매우 중요한 선포를 고향 사람들에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영 이상합니다. 자신의 기준으로만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라며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찮은 목수의 아들인데, 무슨 하늘 나라를 선포하냐는 것이겠지요.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들은 자신이 아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알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서 화만 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엘리야 시대의 사렙타의 과부, 엘리사 시대의 시리아 사람 나아만 이야기를 하면서 하느님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선민의식에서 벗어나야 함을 이야기하십니다.

우리는 주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자기 기준만을 내세우고 있다면, 주님께서는 우리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실 것입니다.


우울증

우울증은 흔한 정신질환으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결코 간단한 병이 아닙니다.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어나게 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 뇌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것 아냐?”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 생각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우울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인이 2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혈압은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아주 단순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200가지가 넘는데, 하물며 우울증 같은 복잡한 병에는 얼마나 많은 요인이 있겠습니까?

저도 잘 몰랐습니다. 얼마 전에 1,000페이지가 넘는 우울증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모습처럼, 남을 자기 기준에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알기 위한 노력을 통해 이해의 시작이 이루어집니다.

지금 힘들어하는 분이 참 많습니다. 이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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