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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8-28 조회수 : 1193

무엇인가를 배울 때 따라오는 어려움은 꼭 있습니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 남들 앞에서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만을 상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왼손 손가락 끝에 딱딱한 굳은살이 잡히지 않고서는 멋진 연주는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기타 배우면서 이런 굳은살이 잡히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기타만이 아닙니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에는 멋지게 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제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수영 연습을 하며 그렇게 많이 물을 먹게 되리라는 것은 전혀 몰랐습니다. 자전거 배울 때도 넘어질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 자전거 배울 때는 초보자 티를 팍팍 내면서 모두 다 넘어집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되기 싫은 모습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가 되고자 하는 모습 자체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되기 싫은 모습은 전혀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되기 싫은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되고 싶은 모습도 될 수 없습니다. 

고통과 시련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한 과정입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라면 고통과 시련도 참아 견뎌낼 수 있어야 합니다. 원하는 것만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성장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능력에 따라서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한 탈렌트로 배분합니다. 그리고 오랜 뒤에 주인이 와서 종들과 셈을 하게 되지요. 모두 두 배로 탈렌트를 불렸지만, 한 탈렌트를 받았던 종은 땅을 파고 주인의 그 돈을 숨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모두 받은 돈의 두 배로 탈렌트를 가져왔지만, 이 종만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은 채 한 탈렌트만을 가지고 옵니다. 탈렌트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던 두 사람의 종과 달리,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현명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주인의 뜻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주인이 탈렌트를 나눠줬던 이유는 탈렌트를 땅에 묻어두라는 것이 아니라, 탈렌트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힘들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주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탈렌트는 결국 누구의 것이 되었습니까?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종의 것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받은 능력들이 있습니다. 그 능력을 다섯 배, 두 배로 키우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능력이 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받은 능력마저 빼앗기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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