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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8-22 조회수 : 1089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말씀]

■ 제1독서(여호 24,1-2.15-17.18ㄴㄷ)

약속의 땅을 차지하게 된 순간, 여호수아의 주도로 이스라엘 백성은 시나이산에서 체결한 계약을 갱신한다. 선조들에게 약속하셨던 대로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은 당신 백성들에게 한 국가를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로서의 땅, 척박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손 치더라도 그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던 영토를 선사해 주셨기에, 계약 갱신을 통해서 주님만을 섬기기로 다시 한번 굳게 맹세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가 증명해 보이듯, 이 맹세는 몇 번이나 더 갱신을 거듭해야 할까?


■ 제2독서(에페 5,21-32)

성경은 자주 하느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체결된 계약을 갖가지 모험으로 가득 찬 사랑의 역사에 비교한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을 왜곡시켜 우상숭배까지 마다하지 않던 한 백성의 배반의 역사를 치유해 나가신 분이다. 이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자신의 모든 실존, 특히 부부 사이의 관계 속에서 이 사랑의 덕을 익히고 실천해 나갈 의무 앞에 선다. 남남의 사이가 사랑의 위대한 모험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되듯이, 인간은 절대 타자인 하느님 바로 그분과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놀라운 모험으로 신앙을 살아간다.


■ 복음(요한 6,60-69)

‘생명의 빵’에 관한 주님의 가르침은 믿음이 없던 사람들에게는 수용할 수 없는 당치도 않은 말씀이었으며, 결국 그들을 혼란스럽게만 한 말씀이었다. 믿음이 없던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신 다음 결국 주님은 당신 사도들에게 따르고 떠남에서의 결단을 요구하신다. 아직 분명하게 보고 이해하지는 못해도, 열두 사도를 대표해서 베드로는 지나간 역사를 통해 터득한 확신을 바탕으로 따르기로 맹세한 서약을 새롭게 한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새김]

■ 잘 알고 있다고 믿던 사람이 전혀 예기치 못한 생각과 행동을 드러내 보일 때 우리는 종종 당황한다. 오래전부터 우정의 관계를 맺고 지내오던 터에, 또는 더 나아가 부부의 연을 맺음으로써 서로를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로 함께 살아온 터에, 이런 뜻밖의 상황은 그야말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관계를 포기해야 하나? 아니면 지금까지의 우정과 사랑을 바탕으로 더욱 열심히 맞추어 살아가야 하나? 사실 관계가 형성되는 순간부터 이미 모험은 시작된 셈이며, 이 모험은 또한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을 극복할 힘을 전제하며 키워준다.

■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으로서 당신이 택하실 이스라엘이 어떤 백성인지 너무나 잘 알고 계셨기에, 이 백성을 택하심은 하나의 모험 이전에 고통의 가시밭길 그 자체였다. 우상숭배로 대표되는 온갖 종류의 하느님 포기 행위 앞에서, 그분은 결정적인 관계 단절을 마다한 채 때로는 채찍으로, 때로는 혹독한 응벌로 이 백성을 정화시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신다. 이와 같은 하느님의 항구한 사랑 앞에서 “주님만을 섬기겠습니다”(독서) 또는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복음)라는 응답 이외에 어떤 신앙의 몸짓이 필요할까?


교우 여러분,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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