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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8-21 조회수 : 1348

밥때가 되면 식사 준비를 합니다. 제일 먼저 살피는 것은 냉장고 안입니다. 무엇이 있는지를 보고서, 찌개나 국을 만들고 또 여러 반찬을 직접 만듭니다. 사실 처음 직접 해 먹어야 할 때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어서 인스턴트 음식만 해 먹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랫동안 혼자서 하다보니 자유롭게 음식을 하게 됩니다. 

처음 요리책을 보고서 요리할 때, 책에 적혀 있는 재료가 다 있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또 요리 순서를 어기면 큰일이 나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요리를 계속하다 보니 이런 틀에서 자유롭게 됩니다(물론 맛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음식을 먹어본 사람이 맛있다고 하지 않더군요). 

저만의 방식이 생긴 것입니다. 저만의 방식으로 뚝딱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겼습니다. 이런 저를 보면서, 우리의 신앙도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방식도 자기만의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주님과 함께하려고 노력할 때, 자기만의 방식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주님과 기쁨의 만남을 가질 수가 있게 됩니다. 

문제는 자기 방식만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기 방식대로 상대방이 하지 않는다고 틀렸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의 방식 역시 주님께 다가가는 또 다른 방식이 되기 때문입니다(물론 이단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래서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해야 합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일입니다. 신부님께서도 신부님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은 자기만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딱 1년 간의 사제 생활이었지만, 착한 목자의 모습으로 충실하게 주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과 제자들을 향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자주 꾸짖으셨습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사람들에게 보이는 행동만 하려 하고, 진심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옳고 남은 옳지 않다면서 판단하고 단죄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분명히 옳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모세의 자리에 앉아 가장 올바른 사람인 척하면서 살았던 것이지요. 

이런 위선을 주님께서는 절대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착한 목자의 모습으로 짧은 이 세상의 삶을 사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떠올리면서, 겸손한 모습으로 주님의 뜻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따라야 하겠습니다. 

주님께 나아가는 자기만의 방식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기심이 들어가면 주님께 나아갈 수 없음을 잊지 마십시오. 오로지 겸손만이 주님의 참된 제자가 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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